이준석 '운명의 날' 폭풍 전야…與 지도부 전원, 일정 안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07 16:49

업데이트 2022.07.07 16:53

국민의힘은 7일 당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고요한 분위기였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당사자인 이준석 대표뿐 아니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전원이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도 이날은 열리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관계자는 “고요한 태풍 전야 같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이 대표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심의를 논의한다. 이 대표 지시를 받고 성상납 증거를 인멸한 의혹을 받는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증거인멸사실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된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라는 것이 징계사유가 되는지 의문”이라며 “저는 증거인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여권 관계자들은 이날 언론 인터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 대표를 적극 감쌌다. 이 대표가 추진한 ‘나는 국대다’ 프로그램 우승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라디오에서 “이준석 대표가 내려오면 대표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왔던 사람들, 의제, 담론, 새로운 바람 등이 꺼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경고를 받더라도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일원인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라디오에 나와 “정치가 아니라 팩트에 기반해 상식에 맞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며 “기본적인 팩트가 없이 무언가를 결정 내리는 것은 위험하지 않겠냐는 생각은 든다”고 밝혔다.

김근식 당 통일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강성보수 지지층의 이준석에 대한 미움만으로 강제로 당 대표를 끌어내린다면 그야말로 ‘도로 한국당’으로 회귀하게 되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성접대 징계 건에만 집중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을 갑자기 ‘간장(간철수+장제원) 한사발’로 당내 권력투쟁으로까지 전선을 확대, 사면초가에 빠진 건 결국 이 대표의 전략적 실패”라고 평가했지만 “친윤계의 대표 끌어내리기를 위해 윤리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이 사실이면 이는 엄중한 해당행위”라는 비판도 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날 이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당내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그룹 인사들은 종일 침묵을 유지했다. 이철규·배현진 의원 등이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공개 저격한 전날과는 또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가급적 반응을 자제하고 결과를 숨죽여 기다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위원장인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를 포함해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이 무혐의·제명·탈당 권유·당원권 정지·경고 등 5가지 경우의 수 중 어떤 처분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이날 ‘윤리위가 이젠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낼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로 결론을 또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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