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만 140곳…'이재명 의혹 백화점' 된 경기남부청

중앙일보

입력 2022.07.07 05: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주요 의혹 수사를 경기남부경찰청(이하 경기남부청)이 도맡았다. 경기분당경찰서로부터 최근 넘겨받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포함해 총 7건이다. 이들 대부분이 강제수사로 전환되면서 향후 수사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수사 7건 살펴보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경찰이 가장 최근 압수수색한 곳은 경기도 수원에 있는 GH 본사(지난달 30일)다. 앞서 지난 4월엔 GH 합숙소가 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GH가 먼 지역에 사는 직원들의 합숙소로 성남 분당 아파트(59평·보증금 9억 5000만원)를 임차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직속 상관인 도지사(이 의원)가 사는 아파트 바로 옆집이었다. 국민의힘 측은 “직원용 합숙소를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쓴 의혹이 있다”며 지난 2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헌욱 당시 GH 사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15~16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시장실을 포함한 성남시청 8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해당 의혹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이던 김인섭씨가 민간개발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에 영입된 뒤 아파트 부지 용도가 변경(자연녹지→준주거지)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찰 내사(지난해 11월)와 시민단체의 공익감사(지난해 5월) 등을 통해 문제가 드러났다. 이 의원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다.

지난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가 과잉의전 논란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가 과잉의전 논란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는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 부부와 김씨의 측근인 도청 직원 배모씨를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3월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경찰은 4월 경기도청과 배씨 자택을, 5월엔 법인카드 사용처 등 129곳을 압수수색해 실제 구입 내역 등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9월쯤 불거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은 대부분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다. 경기남부청이 맡은 사건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뇌물수수 혐의 등 성남시 의원들이 연루된 것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필수적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위해 최 전 의장이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고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했다는 게 골자다. 최 전 의장은 지난 2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무료 변론에 따른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은 이 의원이 2019년 선거법 위반으로 상고심을 앞둔 상황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무료로 변론했다는 내용 등이다. 시민단체가 지난 1월 이런 내용 등을 포함한 무료 변론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3월 단체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의원 장남 동호씨의 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은 그가 과거 인터넷에 썼던 글이 지난해 12월 인터넷에 퍼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동호씨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게임머니를 구매해 온라인 도박을 했다는 혐의(상습도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동호씨의 계좌를 압수수색해 분석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4~2016년 기업들로부터 성남FC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제삼자뇌물제공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재수사에 나선 상태다. 지난 5월 성남시청과 두산건설·성남FC를 잇달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대부분 강제수사…압색만 140곳?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청이 살펴보는 이 의원 연관 사건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빼고 전부 강제수사로 전환됐다. 경찰이 압수수색한 곳만 김혜경씨 법인카드 사용처 129곳을 포함해 최소 140곳이 넘는다.

장남 동호씨 수사는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대가 맡았으며, 다른 6건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키를 잡았다. 경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며 수사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핵심 피의자인 이 의원이나 그의 가족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헌욱 전 GH 사장 등 주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 등 수사가 진척된 뒤 소환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 내용에 따라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출석조사가 필요한지 상황에 맞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선 후보였던 정치 거물급인 이 의원 관련 수사가 경기남부청으로만 몰리는 것에 대해 ‘수사 과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량감 있는 수사를 7건씩이나 끌어 성과를 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맡은 수사에 대한 결과를 반드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 배모씨의 지시를 받아 전 경기도청 공무원이 김혜경씨를 위해 사적심부름을 했다는 내용.

측근 배모씨의 지시를 받아 전 경기도청 공무원이 김혜경씨를 위해 사적심부름을 했다는 내용.

법리 적용이 까다로울 것이란 예상도 있다. 대표적인 게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휩싸인 김혜경씨 사례다. 이 의원 부부 등에게는 국고손실 혐의 등이 적용됐는데, 현행법상 국고손실액이 5억원을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한다. 국민의힘은 측근 배모씨의 11년 치 월급을 포함해 국고손실액이 5억 5000만원이라고 주장한다.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배씨가 조금이라도 공무를 집행했다면 법리 적용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 관계자는 “고발된 건이라 관련 법리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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