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혁신은 없고 당권 다툼 몰두하는 민주당

중앙일보

입력 2022.07.0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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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은 6일 박 전 위원장의 8월 당 대표 경선 참여 불가 방침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은 6일 박 전 위원장의 8월 당 대표 경선 참여 불가 방침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전대 룰 갈등에 ‘혁신 상징’이라던 박지현 봉쇄

선거 패배 수습은커녕 차기 총선 공천에만 관심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당 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 내부 갈등으로 전당대회 경선 규정을 마련하는 과정부터 오락가락하고 있다. 당초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당 대표 예비경선에 중앙위원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자고 하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반대해 여론조사를 뺐다. 하지만 어제 열린 당무위원회에서는 다시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쪽으로 뒤집혔다. 비대위는 최고위원 선출 때 권역별 투표를 도입하자고 했다가 당내 반발이 일자 스스로 철회하기도 했다.

정당이 지도부를 어떻게 뽑을지는 알아서 정할 문제지만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잇따라 패한 민주당이 내홍을 지속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비대위가 자신들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자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이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 결정에 반발해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전 당원 투표’를 요구했고, 이재명 의원 지지층은 삭발식까지 예고했다. 전대 룰의 유불리를 따져 계파끼리 노골적으로 집안싸움을 벌인 것이다.

민주당은 대선 때 2030 여성 표를 잡으려고 영입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경선 출마도 봉쇄했다.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권리당원만 출마 자격이 있다는 당규를 근거로 들었지만 박 전 위원장은 반발한다. 그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 중앙위에서 80%가 넘는 찬성을 받았는데, 이제 와 피선거권이 없다고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영입해 ‘혁신의 상징’으로 치켜세웠던 정당이 맞는지 의아하다. 이러니 “필요할 땐 감언이설로 회유해 이용해 먹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려 하니 토사구팽한다”고 박 전 위원장이 비판하는 것 아닌가.

전대를 앞둔 민주당의 모습은 혁신이나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 정권을 내주고 야당이 됐으면 잇따른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민심을 다시 얻는 데 집중해야 옳다. 하지만 작금의 내분은 민주당 의원들이 2024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당 대표 자리를 어떤 계파가 차지하느냐에 골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파별로 정책 노선의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혁신의 방법을 놓고 경쟁하는 것도 없다. 자기 진영과 그룹이 당권을 잡아야 차기 총선과 2027년 대선까지 유리해질 것이라는 이해타산만 요란하다.

초기 인사 난맥 등의 영향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지가 민주당으로 옮겨가지 않고 있다. 거대 의석을 갖고도 성과와 혁신을 보여주지 못해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아서다. 야당이 제 역할을 할 때 정부 여당의 국정 운영도 오류를 피할 수 있다. 더욱이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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