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은행 예대마진 이젠 매달 공시한다, 이자장사 줄어들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은행 금리 안내문. [뉴스1]

은행 금리 안내문. [뉴스1]

앞으로 각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예대금리차)가 매달 공시된다. 그동안은 각 은행이 분기별로 자체 공시했다. 예대금리차를 매달 공시하게 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내리는 압박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은행들의 대출 금리 산정 방식을 체계화해 은행 간의 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막겠다며 예대금리차 공시 등을 공약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 이익은 1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매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하기로 했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은행이 7월에 신규취급한 대출부터 적용된다. 가계와 기업 대출을 합한 대출 평균 기준과 가계대출 기준을 모두 공시하는데, 이중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는 신용점수 구간별로 대출금리와 함께 예대마진을 공시한다. 신용등급은 은행권이 자체산출한 기준이 아닌 신용평가사가 책정한 신용점수가 기준이다.

은행 예대금리차

은행 예대금리차

금융당국은 가산금리 산정체계도 정비한다. 금융감독원 점검 결과 대부분의 은행이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준수하고 있지만, 가산금리 세부항목 산정과 관련해서는 투명성과 일관성이 부족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가산금리 세부항목 산출 시 지나치게 자의적인 판단이 이뤄지지 않도록 산출절차와 반영지표 등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금리 산정은 은행 자율에 맡기되 합리적 절차로 산출하게 해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예금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예금상품 중개업도 시범 운영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출금리 인하 등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또 예대금리차 공시가 대출 문턱을 되레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자 등에 은행들이 대출을 꺼릴 수 있어서다. 벌써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이날 우리금융지주(-5.04%), 신한지주(-4.96%), 하나금융지주(-3.59%), KB금융(-3.49%) 등 은행주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관치 금융’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에서 공시가 시작되면 예대마진이 높은 은행들을 금융당국이 가만히 둘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복현, 리볼빙 관리 강화 당부=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대표와 간담회에서 “(결제성 리볼빙 등)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고이자 대출인 리볼빙 관리를 더 꼼꼼히 해달란 주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1분기 기준)은 6조4000억원으로, 해당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다. 2년 새 1조원이 늘었다. 리볼빙은 카드 결제 대금의 일부를 이월해서 갚는 방식의 결제성 리볼빙과 현금서비스인 대출성 리볼빙으로 나뉜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취약차주(저소득·저신용·다중채무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결제성 리볼빙의 지난 1분기 평균 금리는 연 14.83~18.52%에 이른다. 이는 카드론 평균 금리(연 12.52~14.51%)보다 높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