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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불더위’와 ‘무더위’의 차이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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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습도가 높고 끈적끈적해 불쾌지수가 높은 장마철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가마솥더위, 강더위, 된더위, 무더위, 복달더위, 불더위, 불볕더위, 삼복더위, 찜통더위, 한더위 등 우리말에는 더위를 뜻하는 단어가 참으로 많다. 이 가운데 요즘처럼 후텁지근한 더위를 뜻하는 낱말은 어느 것일까?

습도와 온도가 모두 높아 푹푹 찌는 듯한 더위를 일컫는 말은 ‘무더위’다. ‘무더위’는 ‘물’과 ‘더위’가 만나 이루어진 말로, ‘물더위’에서 ‘ㄹ’이 탈락하며 생겨난 단어다. “무더위는 끈적끈적하게 느껴진다” “요즘 같은 무더위엔 제습기가 도움이 된다” 등처럼 쓰인다.

‘무더위’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찜통더위’가 있다. 뜨거운 김을 쐬는 것과 같이 무척 무더운 여름철의 기운을 ‘찜통더위’라 부른다. “7월을 들어서니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비슷한 말로는 ‘가마솥더위’가 있다. 가마솥을 달굴 때의 아주 뜨거운 기운처럼 몹시 더운 날씨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같은 더위라도 ‘불더위’ ‘강더위’ ‘불볕더위’ 등은 ‘무더위’ ‘찜통더위’와 결이 다르다. ‘무더위’ ‘찜통더위’가 습도가 높은 더위를 의미한다면, ‘불더위’ ‘강더위’ ‘불볕더위’는 습도가 낮은 더위를 가리킨다. ‘강더위’는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고 볕만 내리쬐는 심한 더위를, ‘불더위’와 ‘불볕더위’는 햇볕이 몹시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를 이른다.

‘된더위’ ‘복달더위’ ‘삼복더위’ ‘한더위’는 모두 이맘때처럼 한창 심하고 강한 더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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