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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부천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매운맛 호러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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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제가 한바탕 축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판타스틱한 장르 콘텐트가 나올 수 있는 자양분의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7일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올해로 26회째인 BIFAN에서는 ‘부천은 괴담’이란 공식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계가 위축됐던 지난 2년간 영화제의 미래를 고민해 마련한 돌파구다.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에서 신철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새 방향성을 “영화(film)를 넘어선 비주얼스토리텔링”과 “부천식으로 재해석한 7월의 할로윈 축제” 두 가지로 짚었다. 판타스틱 영화제란 정체성을 강화해 ‘브랜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올해 상영작은 49개국 268편. 영화제를 찾는 감독·배우 등 게스트가 국내외 1700여 명으로, 2019년보다 늘었다. 7일 개막식을 장식할 공포영화 ‘멘’은 역대 개막작 중 가장 세다. R등급(미국 청소년관람불가)이다. ‘엑스 마키나’(2015)의 알렉스 갈란드 감독이 가부장제의 비뚤어진 구습을 기이한 신체 호러로 빚어낸 문제작이다. 야외상영 여건상 전체관람가 위주였던 ‘순한 맛’ 개막작에서 벗어나 개막작 상영장을 실내로 옮기고 BIFAN만의 색깔과 메시지를 부각했다.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코리안 판타스틱’ 외 모든 부문 이름을 장르 색이 떠오르게 바꿔 취향별로 골라 보기 쉽게 했다. 가령 거장의 신작을 소개하는 부문은 ‘매드 맥스’, 그밖에 ‘아드레날린 라이드’ ‘메탈 누아르’ ‘저 세상 패밀리’ 등의 부문이 있다. 배우 문근영은 직접 연출한 단편 3편을 들고 ‘엑스라지(XL)’ 부문을 찾는다. 배우 설경구도 특별전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최근 급부상한 BL(Boy’s Love) 장르 특별전에선 동명 시리즈로 팬덤을 얻은 김수정 감독의 ‘시맨틱 에러’ 극장판 등 BL 영화 7편을 선보인다.

17일 폐막식에서 공개될 폐막작엔 정범식 감독의 ‘뉴 노멀’이 선정됐다. 컬트 팬을 양산한 데뷔작 ‘기담’(2007), ‘곤지암’(2018) 등 한국 공포영화의 새 국면을 연 정 감독이 고독한 시대 인물 군상의 섬뜩한 일상을 담았다. 배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와 트로트 신동 정동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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