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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채운다던 한동수, 친윤에 둘러싸이자 사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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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동수

한동수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언했던 한동수(56·사법연수원 24기·사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로 이른바 ‘친윤 검사’들로 포위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장 본인 이외 대검 감찰부의 주축인 1·2·3과장에 한 장관의 신임을 받는 검사들이 포진했기 때문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거란 평가다. 한 부장은 2020년 ‘채널A 사건’과 ‘판사 성향 문건’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놓고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을 잇따라 감찰해 갈등을 빚었다.

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부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한 부장은 지난달 초에도 부하 간부들에게 “대검 감찰부장은 임기제”라며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 그가 급격하게 마음을 바꾼 데는 휘하의 정희도(56·사법연수원 31기) 감찰1과장과 배문기(49·32기) 감찰3과장의 영향이 컸을 거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선 나왔다. 다만, 한 부장 본인은 이날 주변에서 심경 변화의 이유를 묻자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정희도 감찰1과장은 검찰 내 ‘한동수 저격수’로 꼽힌다. 그는 2019~2020년 감찰2과장으로 한 부장과 3개월 남짓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데 이때부터 악연이 시작됐고 이후 지방으로 떠난 뒤에도 한 부장을 여러차례 공개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 부장이 페이스북에 “언론이 나를 (당시 문 정부) 친정부 성향의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한다”라며 불만의 글을 쓰자, 정 과장은 “제가 몇 개월간 상사로 모시면서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 그 후 업무를 처리하는 여러 행태에 근거해 정치적 편향, 불공정이 너무도 심한 분”이라며 직격하기도 했다.

특수통인 배문기 감찰3과장도 사법연수원 동기 중에서 할 말은 하는 강골로 평가된다.

검찰 내부에선 한동훈 장관이 한 부장의 사표를 곧바로 수리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부장의 지난 3년간 해온 감찰 업무와 관련해 휘하 참모들에게 역(逆)감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장·부장급 이상 고위직검사 관련 비위는 배 감찰3과장이 전담하고 있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사표를 그대로 수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이전 정부에서 논란이 워낙 많았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한 부장은 2019년 10월 당시 조국 장관의 임명 제청으로 임기 2년을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박범계 전 장관에 의해 연임됐다. 임기 만료는 내년 10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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