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김건희 비선’에 묻힌 ‘윤석열 계룡대’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23:25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지휘관의 대통령께 대한 거수경례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지휘관의 대통령께 대한 거수경례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계룡대 방문을 널리 알리고 싶었을 겁니다.
대통령실은 아침 일찍부터 ‘대통령이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를 방문해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는 건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알렸습니다. 이전 대통령들이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회의한 적은 있지만 계룡대를 찾은 적이 없으니 ‘최초 현장방문’이랍니다.

2. 계룡대 현장방문은 군을 격려하는 동시에 국민을 안심시키는 메시지입니다.
핵심의제는 북핵ㆍ미사일 대응체제구축, 즉 ‘전략사령부 창설’입니다. ‘한국형 3축 체계’를 지휘통제할 사령부를 2024년까지 만든다는 약속입니다. ‘3축 체계’란..북 미사일을 탐지ㆍ추적ㆍ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적 지휘부를 궤멸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3. 현 시점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입니다.
첫째,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높아진 상황이기에 적시타입니다.
둘째, 나토 정상회담과 한미일 안보협력 등 윤석열의 외교노력과 맥을 같이 합니다.
셋째,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다가 흐지부지 무산시킨 사안이기에..정치적 차별화로 돋보입니다.

4. 그런데 불행히도 6일 더 눈길을 끈 뉴스는 ‘나토(NATO) 정상회담 비선 동행 논란’입니다.
동아일보가 5일 밤 ‘검사출신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 신모씨가 나토에 동행해 김건희 여사를 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6일 ‘이원모에게 신모씨를 소개한 사람이 윤석열’이라는 보도, ‘신모씨가 5월 바이든 방한 당시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는 보도 등이 이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5. 계룡대 행사로 6일 도어스테핑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이 해명했습니다.
-신씨는 김건희 여사 수행한 적 없다. 순방행사 기획 지원했다.
-민간인도 ‘기타 수행원’자격으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
-신씨는 11년간 해외체류로 영어에 능통하며 행사기획 자문할 역량이 있다.
-5월에 대통령실 채용을 검토했으나 남편(이원모)과의 이해충돌 문제로 무산됐다.
-본인이 자원봉사 자청했기에 보상은 없었으며, 비행편(전용기)과 숙소(대통령과 같은 호텔)는 제공했다.

6. 해명이 여러모로 궁색합니다.
신씨는 한방의료재단 오너의 딸이며, 관련업체 대표를 지내다가 4월30일 사임했습니다. 순방행사에 올인해온 외교관들보다 나을지 의문입니다. 김건희 수행은 아니라지만, 김건희를 위한 동행이라는 의문은 여전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들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누가 신씨 동행을 결정했냐’고 물었지만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7. 여론은 이렇듯 대통령 마음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통령이 보기에 정말 중요한 문제엔 무관심하고 사소한 문제에 지나친 관심을 쏟기도 합니다. 여론이 야속하고 야당이 괘씸할 겁니다.

8. 국민들이 영부인과 비선에 민감한 건 오래 반복돼온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역대 정부에서 영부인과 비선은 문제를 일으켜왔습니다. 선출된 권력도 아니고 임명된 관료도 아니면서 더 큰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비공식적으로 숨어서..

9. 윤석열과 김건희는 비공식적인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믿거나 말거나 소문이 무성합니다. 신씨 같은 인물이 등장하면 소문이 진실인양 각인됩니다. 평소 소문을 의심해온 국민 입장에선 ‘최초 전군주요지휘관회의’보다 더 관심을 가질만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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