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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 등 악재 종합세트에 코스피 2300선 붕괴…1년 8개월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스피가 결국 1년 8개월여 만에 2300선 밑으로 내려왔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원화값 급락, 중국 시안의 부분 봉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악재 종합세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2%대 급락한 2292.01 마감…1년 8개월 만에 2300선 밑으로 

환율이 급등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6.0원 오른 1,306.3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환율이 급등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6.0원 오른 1,306.3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13%(49.77포인트) 내린 2292.01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장중에 2300선을 밑돈 적은 있었지만, 코스피 종가가 2300 밑으로 내려온 건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약세가 이어지던 코스피는 전날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하루 만에 다시 내림세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 처음 2400선 밑으로 내려온 이후 2300선 밑까지 내려오는 데 불과 12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235억원, 3151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8972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물가 잡으려고 올린 금리가 경기 잡겠다" 우려 팽배 

증권가에서는 지수를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 경기 침체 우려를 꼽는다. 미국에선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발생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 연준이 단행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하는 분위기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경기 침체 신호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값 하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2%(8.93달러) 떨어진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거의 두 달 만이다. 유가 하락 원인은 경기가 둔화해 에너지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가솔린(-9.7%), 옥수수(-4.8%), 대두(-5.7%), 아연(-4.0%) 등 원자재 선물 가격 대부분도 낙폭이 컸다.

때문에 5일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고,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여기에 원화값도 급락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6.0원 내려(환율 상승) 달러당 1306.3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131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화값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중국 산시성 시안 전역에서 6일부터 '임시 방역 조치'를 실시하면서 사실상 준봉쇄에 돌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6일 중국 베이징에서 보건요원이 코로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 중국 베이징에서 보건요원이 코로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코스피 하락의 원인은 뒤섞여 있다"며 "2주 전부터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침체의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 리스크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 기대감 있어야 반등 기대" 

더 암울한 건 당분간 반등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의 물가가 잡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면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수도 있다""그 부분이 확인되기까지 7, 8월은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1.4%), SK하이닉스(-0.43%), 삼성바이오로직스(-0.62%), 현대차(-2.82%), 삼성SDI(-2.61%), LG화학(-1.17%) 등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증권사 목표 주가와 멀어지는 대형주들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현재 주가가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 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형주들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목표 주가 괴리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SK이노베이션(87.03%)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 평균은 32만원 수준이지만, 이날 주가는 5.26% 떨어진 17만1000원에 마감했다. SK(82.7%), 삼성SDI(76.03%), POSCO홀딩스(72.46%), NAVER(65.24%), 카카오(64.54%) 등도 증권사 목표 주가와 현 주가 간 괴리가 컸다. 삼성전자(48.22%), 현대차(49.5%), 기아(52.52%) 등의 주가도 목표 주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84%(6.32포인트) 내린 744.63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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