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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전날 전운 감도는 국민의힘…일부 ‘윤핵관’ 李에 “후안무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징계여부를 결정할 당 윤리위원회(7일)를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간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그룹은 공개적으로 이 대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내는 걸 자제해왔다.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더 민감한 화두였다. “논란을 더 키울 수 있으니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다룰) 윤리위 결정 전까지는 말을 아끼겠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서부터 기류가 달라졌다. ‘신(新)윤핵관’으로 꼽히는 배현진 최고위원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뒤 중앙일보에 “최고위 의장인 대표의 개인 신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렇지 않게 회의를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최고위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5일에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본인이 그 누구도 아닌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는 걸 온 국민이 다 안다.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 확신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 달 째인지”라고 썼다.

윤핵관 그룹에 속한 재선의원인 이철규 의원도 5일 밤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후안무치”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해당 글에서 공자의 논어를 인용하며 “길이 아니면 가지말고(非路不走), 말같지 않으면 듣지말라(非話不聽).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가 새겨 들어야 할 말”이라고 썼다. 이어 “세상 사람들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탓을 해대는 사람을 후안무치한 자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핵관측이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하고 나선 건 이 대표가 이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리위의 배후로 ‘윤핵관’을 지목하며 “칼을 들고 달려오는데 타협이 가능하겠나”라고 주장했다.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느냐”라며 윤리위에 대해 “까마귀가 날았는데 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핵관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왜 가만히 있는 의원들에게 본인 문제로 제소된 윤리위 건을 뒤집어씌우나”라고 반박했다.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혼란상이 이어지면서 당초 이 대표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온 온건파 중진의원 사이에서도 ‘이준석 용퇴론’이 번져가는 분위기다. 한 중진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당 내홍에 대해 당 지도부가 왜 책임지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다른 중진의원도 “대표가 안 해도 될 싸움을 계속 한다. 굳이 윤핵관을 지목해 논란을 만들었다”며 “지금 직을 내려놓고 좀 쉬다가 복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까지 이 대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징계를 결정할 실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왔던 인사들이다.

다만 당 일각에선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해 징계를 결정할 경우 당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과 무관하게 당 개혁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거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대표를 옹호해 온 하태경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헌당규 상 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이 안 나더라도 경찰 수사 단계에서 기소가 되면 당원권을 정지할 수 있다. 그런데 기소 여부에 대한 경찰 발표도 없이 윤리위에서 자의적으로 징계를 하면 당이 뒤집힌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6일 오후 YTN 인터뷰에서 다시 윤핵관 측을 겨냥해 “‘대포차’ 같은 정치”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윤리위를 해서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된 분들이다. 배 떨어지니까 까마귀들이 합창한다”며 “익명 뒤에 숨어서 번호판 숨기고 무책임하게 운전하는 대포차 같은 정치를 한다. 비겁하다”고 말했다. 윤리위 결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지 여부에 대해선 “결과가 나오면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면서도 “(증거인멸 교사는)없다. 교사가 있었다면 경찰이 저에 대해 수사 개시 했었어야 하는데 (수사가)없고 오란 소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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