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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도네츠크 전역 폭격…"장기전 대비 전시경제 법안 도입"

중앙일보

입력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5일(현지시간)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 시내 시장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5일(현지시간)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 시내 시장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 주(州)를 점령한 후 이웃한 도네츠크 주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은 전체의 약 75%에 이른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이날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 시내 시장과 주택가를 공격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혔다. 바딤 랴흐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 시장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전날 포격으로 가옥 40채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일 루한스크 주 완전 점령을 선포한 이후 도네츠크 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슬라뱐스크와 그 이웃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가 밤새 심한 포격을 받았다"며 "이제 두 도시가 러시아군의 공격 최전방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네츠크 주 전역 주민 35만 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조만간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에 포위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전역을 장악하기 위해 행정중심지이자 우크라이나군 동부 사령본부인 크라마토르스크를 점령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 주의 슬라뱐스크에서 한 시민이 파괴된 가옥을 정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 주의 슬라뱐스크에서 한 시민이 파괴된 가옥을 정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 주지사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규군과 예비군 모두 세베르스키도네츠 강을 건너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며 "다량의 장비도 도네츠크 지역으로 보내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세베르스키도네츠 강은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주와 도네츠크 주 사이에 있는 강이다.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주에서 마지막으로 점령한 도시인 리시찬스크에서 도네츠크 쪽으로 진격하려면 이곳을 지나야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쪽으로 건너가기 위해 루한스크 주의 교통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과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철도 개통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로스토프 주의 바실리 골루베프 주지사는 이날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산업전시회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철도 연결은) 당연히 계획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지 않고선 화물 운송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사람들도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경제 발전과 복원, 기간시설 복원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는 이것이 가까운 미래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 중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로스토프 주 간의 차량 운행도 서둘러 재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는 5일(현지시간) 자국 기업에게 군수 물품 공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는 5일(현지시간) 자국 기업에게 군수 물품 공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러시아가 장기전을 대비하며, 사실상 '전시경제 체제'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5일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는 자국 기업에게 군수 물품 공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을 논의하기로 만장일치 합의했다. 동시에 정부가 군수품 납품 업체 직원들에게 야근과 휴일 근무를 강제화할 수 있는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도 시작했다.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부총리는 "서방이 러시아 국경 군사력 증강과 대러시아 제재로 압력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바로 지금, 이 같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법안은 러시아 하원에서 2차, 3차 심의를 거쳐 상원에서 심사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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