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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범죄도시2와 종이의 집, 호재와 악재 사이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07:00

앤츠랩 레터가 210회째이지만, 한번도 다루지 않은 종목들도 많습니다. 다룰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여러 이유로 미뤄둔 경우도 있는데요. 이 종목이 특히 대표적입니다. 왜냐. 앤츠랩이 속한 중앙일보와 같은 식구(중앙그룹 계열사)이거든요(사장님이 보고 있다. 객관성 유지 가능?). 앤짱이 jy****@naver.com님이 “코로나 완화로 인해 콘텐츠주의 하락이 예상된다는 기사가 많다. 평가가 나뉘더라”며 궁금해하신 종목, 콘텐트리중앙입니다.

메가박스를 포함한 극장에 다시 관객이 돌아오며 실적이 정상화되고 있다. 메가박스 홈페이지

메가박스를 포함한 극장에 다시 관객이 돌아오며 실적이 정상화되고 있다. 메가박스 홈페이지

중앙그룹 유일 상장사, 콘텐트리중앙은 지주회사입니다. ‘제이콘텐트리’였던 사명을 지난 3월 콘텐트리중앙으로 바꿨지요. 연결회사를 보면 뭘로 돈 버는 회사인지 알 수 있는데요. 크게 두가지가 메인입니다. SLL중앙(JTBC스튜디오가 이름을 바꿈, 방송부문)과 메가박스중앙(영화부문). 매출 비중을 보면 방송(드라마 제작, 유통)이 62.9%, 영화(극장)가 37.1%를 차지하죠.

따라서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콘텐츠주이자 CJ CGV 같은 극장주이기도 합니다. 두가지 면모를 가졌다는 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데요. 한쪽 실적이 나빠도 다른 쪽이 좋으면 상쇄되는 상호보완적인 면을 가질 수도 있지만,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한쪽이 좋은데, 다른쪽이 나쁘다는 이유로 주가가 영 힘을 못 쓰기도 하죠. 지금은? 안타깝게도 후자이네요.

일단 좋은 것부터 봅시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극장이 살아났습니다. 줄곧 적자였던 메가박스 극장사업은 5월부터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는데요. 관객수 늘고, 팝콘 팔리고 한 덕분인 건 CJ CGV 편에서 이미 설명드렸습니다.

 콘텐트리중앙의 영화부문 실적을 책임져 준 범죄도시2.

콘텐트리중앙의 영화부문 실적을 책임져 준 범죄도시2.

특히 콘텐트리중앙이 더 좋을 이유가 있죠. 바로 영화 ‘범죄도시2’. 이미 관객수 1200만명을 돌파한 이 히트작의 제작·투자·배급을 맡았기 때문인데요. 손익분기점이 150만명인 영화에 1200만명이 들었으니 초대박. 콘텐트리중앙 IR팀에 확인한 결과 범죄도시2의 티켓판매·배급 실적은 2분기, 제작·투자 실적은 3분기에 반영됩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에 꽂히는 범죄도시2 순투자수익만 100억원이 넘을 거라는군요(7월 1일자 보고서). 적어도 영화부문 실적은 2분기는 물론 3분기도 걱정이 없는 셈.

또 7월부터는 티켓값도 1000원씩 올려서(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겁니다. 물론 관건은 하반기에도 직접 제작에 참여한 영화들이 좀 터져주느냐인데요. 대외비:권력의 탄생(조진웅·임성민·김무열 주연), 헌트(이정재·정우성), 거미집(송강호), 정이(강수연·김현주) 등이 대기 중.

여기에 메가박스 상영관 안팎의 광고 매출까지 늘어나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극장 광고는 사실상 원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당히 쏠쏠하거든요. 다만 아직까지 이 부분은 회복이 더디다는 게 아쉬운 점. 이미 기업들이 연초에 광고예산을 짜면서 극장 광고를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만큼 팍팍 늘어나지 못한다는군요. 하지만 점차 이 부분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안 좋은 걸 본격적으로 얘기해볼까요. 최근 석달간 콘텐츠주 쪽은 주가가 암울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죠. 극장으로 다시 사람들이 몰린다는 건 집에서 보던 OTT는 덜 본다는 얘기니까요.

넷플릭스가 이런 신세가 될 줄이야! 셔터스톡

넷플릭스가 이런 신세가 될 줄이야! 셔터스톡

당장 넷플릭스 주가를 보면 심각한 분위기를 알 수 있는데요. 넷플릭스는 올 1분기 가입자수가 감소하면서 상반기에만 주가가 71%나 뚝 떨어졌죠. 더이상 OTT 플랫폼이 성장산업이 아닌,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레드오션이 되었단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줄면 국내 콘텐츠기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크게 타격이 있느냐를 보면, 그렇지는 않다는 게 증권가 분석입니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줄었어도 아시아쪽은 계속 늘고 있거든요. 아시아 가입자들이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인기도 여전하고요. 넷플릭스로선 한국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을 수가 없다는 얘기. 동시에 디즈니플러스도 있고, 티빙도 있고. OTT의 오리지널 콘텐트 투자 경쟁은 코로나가 끝나도 계속됩니다. 킵 고잉~

그렇다 해도 투자심리가 움츠러든 건 분명한 사실인데요. 동시에 눈에 띄는 건 콘텐트리중앙 주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공개 타이밍과 맞물려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DP’나 ‘지금 우리 학교는’ 공개를 앞두고 주가가 올랐다가, 정작 공개되니까 주가 하락. 이번에도 그랬죠. ‘종이의 집’ 공개를 앞두고 주가가 오르는가 싶더니 공개되니(6월 24일) 쫙 빠져버림.

물론 ‘종이의 집’ 작품에 대한 평가가 별로라서(스페인 작품을 리메이크했는데,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도) 주가가 더 빠졌다는 해석도 있을 수 있는데요. 대박이 났을 때도 사실 비슷한 패턴이었긴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주가 패턴이 이어질까봐 솔직히 걱정이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넷플릭스 화면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넷플릭스 화면 캡처

긍정적인 건 올해 드라마가 역대 최대물량(26편)이 제작된다는 점인데요. 하반기엔 모범가족(정우·박희순·윤진서 주연, 넷플릭스), 수리남(하정우·황정민·박해수 주연, 넷플릭스), 카지노(최민식·손석구 주연, 디즈니플러스), 재벌집 막내아들(송중기, JTBC와 OTT 동시방영)이 출격합니다. 당연히 신작의 흥행이 주가엔 중요한 변수이죠.

콘텐트리중앙 주가를 다룰 땐 이 얘기를 빼놓을 순 없습니다. 전환사채. 지난해 5월 무려 1000억원 어치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이미 전환기간(발행 1년 뒤)이 도래했습니다.

CJ CGV 때도 말씀드렸 듯이 전환사채 물량이 대기 중이라는 건 수급 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죠. 참고로 지난해 발행된 전환사채는 전환가격이 주당 4만3821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크게 높은데요. 그렇다고 안심해도 되는 건 전혀 아닌 게, 전환가 조정(리픽싱)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8월 14일 예정). 즉 그때까지 주가가 계속 못 오르면→전환가격이 하향조정 되고→그만큼 전환될 주식 물량은 늘어난다는 뜻. 과연 리픽싱을 피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데요.

애초에 왜 전환사채를 발행했는지를 보자면 신사업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콘텐트리중앙의 신사업은 HLL중앙이라는 신설법인이 추진 중. HLL은 House of Luxury and Lifestyle라고 합니다.

그룹사 취재를 통해 입수한 따끈따끈한 정보(?)에 따르면 HLL중앙은 ‘콘텐트 커머스’를 컨셉으로 의·식·주 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하기 위해 M&A 대상을 물색 중이랍니다. 달리 보면 방송과 영화, 두가지를 하던 콘텐트리중앙 사업영역에 커머스가 추가될 예정인데요. 당장 주가의 변수가 되기엔 아직 좀 많이 이르지만 이런 신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건 알고 계시면 좋을 듯.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실적보단 위축된 투자심리가 걱정
(앤츠랩 관계사라 개미평점은 생략합니다. 이해해주실 거죠?!)

※이 기사는 7월 4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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