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백명에 총 난사뒤 '여장'했다…美 총격범 치밀했던 수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미국 시카고 교외의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3세가 범행 후 여장을 한 채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 레이크 카운티 경찰이 5일 제공한 영상에서 캡처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시카고 교외의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3세가 범행 후 여장을 한 채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 레이크 카운티 경찰이 5일 제공한 영상에서 캡처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최대 공휴일인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퍼레이드 관람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는 수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평소 조용한 성격의 인물로 알려졌으며 범행 동기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CNN은 5일(현지시간) 이 사건 용의자 로버트 바비 E. 크리모 3세(21)의 삼촌인 폴 A. 크리모의 설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일리노이 하이우드 지역 주택가 아파트에서 삼촌, 부친과 함께 살았다.

독립기념일 전날이었던 지난 3일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폴이 본 용의자이자 조카 크리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는 “모든 것은 평상시와 같았다”라며 “이런 일을 하리라는 징후는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팬데믹 이후에는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폴은 크리모에 대해 “보통 혼자 있었다. 그는 외롭고 조용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크리모의 정치적 견해도 알려진 바 없다.

 용의자 로버트 E 크리모 3세. [로이터 연합뉴스]

용의자 로버트 E 크리모 3세. [로이터 연합뉴스]

시카고 교외도시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레이크 카운티의 ’주요범죄 태스크포스(TF)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시카고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범행 후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총기를 현장에 남겨 두고 여장을 하고 현장에서 빠져 나가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TF의 크리스 코벨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수 주 전부터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코벨리 대변인은 “크리모 3세는 범행 후 총기를 현장에 남겨둔 채 여장을 하고 건물을 빠져나왔다”며 “군중 속을 지나 어머니 집으로 가서 어머니의 차를 타고 도주했다가 8시간 만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현지 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에서 기념 퍼레이드를 겨냥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 관계자들이 아수라장이 된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현지 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에서 기념 퍼레이드를 겨냥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 관계자들이 아수라장이 된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체포 당시 크리모 3세는 또다른 고성능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그 총기 역시 시카고 지역 총기상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코벨리 대변인은 덧붙였다.

용의자인 크리모 3세가 하이랜드파크 주민 대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유대계를 목표로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코벨리 대변인은 "무차별 총격으로 보이며 특정 그룹을 표적 삼은 징표는 없다"고 답했다.

시카고선타임스에 따르면 크리모는 지난 4월에는 유월절 기간 유대교 예배당을 방문했다. 한 랍비가 이 사건 이후 크리모의 얼굴을 알아봤다고 한다. 당시 크리모는 보안 담당자와 대화를 나눈 뒤 예배당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크리모 3세를 단독범으로 보고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 이번 총기 참사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해 희생자는 모두 7명으로 늘었고, 30명 이상이 부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