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복누린다? 이젠 끝" 지지율 급락 국힘, 7일이 무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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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복 누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이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야당의 실책이나 무능으로 여당이 반사 이익을 누리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다는 취지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율에 최근 적신호가 켜졌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여야 지지율 격차가 한 달 새 10.0%포인트 가까이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5월 27~28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9.2%, 민주당은 32.2%로 17.0%포인트 차이였다. 하지만 약 한 달 뒤 진행된 7월 1~2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40.9%, 민주당 35.6%로 격차는 5.3%포인트로 줄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리얼미터의 5월 4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 50.8%, 민주당 37.7%로 13.1%포인트 차이였는데, 한 달 뒤 6월 4주차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43.5%, 민주당 40.3%로 격차가 3.2%포인트 차이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여야 격차가 13%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소폭 줄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45%에서 40%로 꾸준히 하락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환호하는 모습. 김성룡 기자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환호하는 모습. 김성룡 기자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완승한 정당의 지지율이 뭔가를 보여주기도 전에 급락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선, 지방선거에서 3연승을 달렸다.  국회 의석수는 야당에 크게 열세지만 당 지지율 등 민심이 여당의 무기였다. 하지만 단기간에 민심 이반 조짐이 뚜렷해지자 당내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민주당 헛발질에 가려졌던 여당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반응도 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문회 헛발질 논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등으로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려 여당 내부 갈등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의 아픈 부분이 더 부각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보다도 향후 상승 요인을 찾기 힘든 것이 더 무섭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릴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릴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실제 국민의힘 앞에는 난관이 산적해 있다. 당장 7일로 예정된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안 심사를 두고 “결과에 상관없이 내부 충격파가 상당할 것”(당 관계자)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 관계자는 “중징계가 있다면 당이 사상 초유의 혼란에 휘말릴 것이고, 징계 없이 마무리돼도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당이 갈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임기 초 집권당이 자신 있게 드라이브를 거는 대표 정책이나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 3선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하면 ‘무엇을 하고 있구나’라고 단박에 떠올릴 콘텐트가 전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부 갈등만 부각되니 민생은 뒷전이라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 등 정부·여당에 짐이 돼가고 있는 인사 문제나,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고물가 등 경제 위기도 난제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런 위기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여당에서는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 측을 향한 지적이 쏟아졌다. 3선의 이태규 의원은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 “여야가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 후반기 국회 의장단 선출이 이뤄진 6일 박 장관 임명이 이뤄진 것은 흔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책임이 크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청문회를 건너뛴 장관 임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담긴 발언이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오전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스페인 순방 사진에 빈 모니터 화면 등이 담겨 논란이 된 것을 두고 “귀엽게 봐주면 될 것 같다”면서도 “하여튼 참모들은 좀 문제가 많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럴듯하게 연출해야 하는데….”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여당 대변인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여야가 오십보백보의 잘못을 저지르고 서로를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참담하다”며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나’라는 대답은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것 아니냐’는 국민 물음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5일 약식회견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다른 정권과 비교해보라”고 말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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