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에 이판사판" 말까지...이재명 전대 출마선언 임박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05:00

이재명 민주당 의원(가운데)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재명 민주당 의원(가운데)이 4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 경선룰을 놓고 친이재명계 대 반(反)이재명계의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재명 의원의 등판 선언이 가시화하고 있다. 계파 수장 격인 이 의원이 직접 나서 갈등을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친명계 의원은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계파 갈등이 극심해져 ‘이판사판이니 빨리 출마해서 정면돌파하자’는 의원들 의견이 많아졌다”며 “이르면 일주일 안에 출마선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7월 11~13일쯤 출마선언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초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7월 17일 직전에 후보등록과 함께 ‘조용한 메시지’를 내려고 했다. 6·1지방선거 직후 불었던 ‘이재명 책임론’ 탓에 로우키 행보를 계획했다. 하지만 계파 갈등이 불붙자 “전면에 서자”는 의견이 커졌다.

친문재인계 당권주자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왼쪽)이 4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의원을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친문재인계 당권주자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왼쪽)이 4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의원을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의원 자신이 공개적으로 전당대회 출마 뜻을 밝힌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민주당 곳곳에선 출마 징후가 감지된다. 익명을 원한 초선 의원은 “6월 말 이 의원과 식사를 했는데 그가 ‘5년 뒤를 내다보지 않겠다’고 말하더라”며 “차기 대선보다는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친문재인계 강병원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을 찾아갔다. 강 의원은 “제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의원님께 드리는 편지’를 읽어보셨느냐”고 물었다. 지난 4일 이 의원의 출마를 비판하는 자신의 글을 언급하며 압박한 셈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읽었다”고만 한 뒤 화제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출마에 대한 비판에 아무 반응도 않는 건 ‘무조건 나간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도를 넘어도 한참 넘는 (양산) 평산마을(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집회시위가 점입가경”이라며 “누구에게도 타인에게 고통을 가할 권리는 없다. 정부의 신속하고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보수단체의 욕설 시위를 비판하며 친문재인계 당원에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친명계인 박주민, 김용민, 장경태 의원 등이 지난 3일 평산마을을 방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3일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민주당 강경파 인사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현근택 전 대변인, 장경태, 김용민, 김남국, 박주민, 이동주, 천준호 의원. 문 전 대통령, 권인숙, 이수진(비례)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3일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민주당 강경파 인사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현근택 전 대변인, 장경태, 김용민, 김남국, 박주민, 이동주, 천준호 의원. 문 전 대통령, 권인숙, 이수진(비례)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의원은 소위 ‘개딸’ ‘양아들’ 등 자신의 핵심 지지층과는 온·오프라인에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1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계양산에서 지지자들과 만났다. 지난달 25일과 지난 2일에는 트위터로 1시간여 동안 지지자들과 문답을 하기도 했다. 친명계 초선 의원은 “다수 당원의 표심을 얻어 전당대회에서 월등한 표차로 승리해 안정적인 당 운영을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의 강도도 강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일자리 부족, 고물가, 고금리 등에 국민들은 하루하루 허덕이는데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철 지난 색깔론으로 정쟁에 몰두하는 것이 딱하고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여·야·정이 힘을 모으는 거국적 비상경제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8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8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당 내에선 “그가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존재감을 키우려고 할 것”(서울권 초선)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데드크로스’ 국면이어서 민주당에 기회가 온 상황”이라며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있는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울 것인데 그러면 국민은 ‘민주당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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