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망가기' 구사했다…1년도 안돼 170만원 비싸진 디올백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05:00

업데이트 2022.07.06 14:50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5일(현지시간) 또 다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번엔 대표 상품인 레이디백과 카로백, 바비백 등이 2~14%가량 인상됐다. 여기에 프라다·샤넬 등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태세다.

레이디백 미니, 640만→700만원 

디올의 공식 홈페이지는 5일 자정을 기점으로 주요 인기 제품의 가격을 조정해 반영했다. 이번에 인상된 품목은 레이디백, 카로백, 바비백 등 주요 인기 가방과 지갑, 슬링백 신발 등 잡화류다.

디올의 상징적인 제품으로 알려진 레이디백은 미니 사이즈가 기존 64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9.4%, 스몰 사이즈가 기존 69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8.7%, 미디움 사이즈가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6.6% 인상됐다. 가장 큰 사이즈인 라지는 840만원에서 880만원으로 4.8% 인상됐다.

디올 레이디 백. [사진 디올 홈페이지]

디올 레이디 백. [사진 디올 홈페이지]

배우 수지가 들어 명성을 얻은 바비백은 스몰 사이즈 기준 430만원에서 440만원으로 2.3%, 미디움 사이즈가 49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2% 인상됐다. 또 다른 인기 제품인 카로백도 일제히 가격이 상승했다. 스몰 사이즈가 52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5.8%, 미디움 사이즈가 570만원에서 590만원으로 3.5% 인상됐다.

이 밖에도 새들 체인 장지갑이 185만원에서 210만원으로 13.5%, 반지갑이 74만원에서 83만원으로 12.2% 올랐다. 디올의 인기 품목인 슬링백 펌프스(구두)는 기존 135만원에서 145만원으로 7.4% 인상됐다.

디올은 지난해 2월과 7월, 올해 1월 약 10~20%의 높은 인상 폭으로 주요 인기 품목의 가격을 조정한 바 있다. 특히 디올의 상징적 가방인 레이디백의 가격 상승이 도드라진다. 지난해 말 기준 레이디백 스몰 사이즈는 580만원이었다. 지금은 750만원이다.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170만원, 30%가량 인상된 셈이다.

1일 프라다 인상, 샤넬도 이번 주 인상 예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이달 1일 일부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다. 인기 품목인 테수토 호보백(리에디션 사피아노 트리밍 리나일론호보백)이 기존 216만원에서 224만원으로 인상됐다. 프라다는 올해만 1월과 2월, 4월에 일부 품목의 가격을 조금씩 조정했다. 지난해에는 여섯 차례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

1일 프라다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 [사진 프라다 홈페이지]

1일 프라다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 [사진 프라다 홈페이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도 이번 주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패션 업계와 국내외 명품 커뮤니티 등에서 지난주부터 가격 인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지난달 중순 이후 주말마다 샤넬 매장이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새벽 5시부터 매장에 들어가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오전 9시30분 기준 30~40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한다.

샤넬이 입점한 서울의 한 백화점. [연합뉴스]

샤넬이 입점한 서울의 한 백화점. [연합뉴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례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명품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점차 인상 주기가 빨라지고, 인상 폭도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오르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잦은 가격 인상에 불만을 표시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잦은 인상 왜? ‘도망가기’ 전략

전문가들은 명품 업체들의 가파른 가격 인상이 ‘초고가 소비자(ultrahigh spenders)’를 향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글로벌 사치품 산업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는 개인 사치품 시장의 전 세계 매출이 올해 말까지 최소 3050억 유로(약 41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830억 유로(약 383조9600억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810억 유로(약 381조2500억원)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샤넬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156억 달러(약 19조5100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도 22.9% 늘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가방 등 사치재의 경우 가격 인상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가격으로 차별화하는 일명 ‘도망가기’ 전략을 자주 구사한다”며 “고물가에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소득이 높은 계층은 여전히 소비 여력이 건재하며, 명품 수요가 살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인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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