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인 척 최전방 숨어들었다" 12만 열광한 그 남자 반전 정체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05:00

업데이트 2022.07.06 09:10

트위터 계정 '캐나다인 우크라이나 자원병'의 콘텐트가 거짓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 해당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계정 '캐나다인 우크라이나 자원병'의 콘텐트가 거짓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 해당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트위터 캡처

"어둠 속에선 적군의 눈에 띄지 않아야 했다." "러시아 군인으로 위장한 후 자전거를 타고 헤르손(우크라이나 남부의 러시아군 점령지)에 잠입했다." 

자신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외국인 자원병'이라고 소개한 캐나다인들의 한 트위터 계정엔 이처럼 우크라이나의 긴박한 전황은 물론, 관련 사진·영상이 수시로 올라왔다. 캐나다 국적인 이들 4명은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최전방에서 활동 중이며 특수작전 경험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얼굴을 마스크 등으로 가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캐나다인 우크라이나 자원병'(@CanadianUkrain1)이란 이름의 이 트위터 계정은 지난 3월 개설된 이후 4개월 만에 팔로워 수가 12만 명으로 불어났다. 세계 각국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들의 생생한 전쟁 무용담에 열광하며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의 계정 내용이 모두 거짓이란 의혹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계정에 게시된 사진과 영상들은 다른 트위터 계정에서 앞서 공유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당 계정엔 지난달 13일 위장한 채 은닉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식 계정에 이보다 5시간 앞서 공개한 영상과 같았다고 한다.

 '캐나다인 우크라이나 자원병' 계정에 올라온 사진. 트위터 캡처

'캐나다인 우크라이나 자원병' 계정에 올라온 사진. 트위터 캡처

또 같은 날 게시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벌어진 전투 영상도 이미 트위터상에 떠돌던 것이었으며, 총알 맞은 방탄조끼 사진은 우크라이나 경찰이 올린 텔레그램 사진을 도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실제 이들의 위치를 확인했다는 네티즌까지 등장했다. 오픈소스 정보 전문가로 알려진 한 트위터 이용자에 따르면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중이 아닌, 캐나다 온타리오 근처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 이용자는 "그 계정의 유일한 진실은 캐나다인이란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계정의 '캐나다인 우크라이나 자원병'은 "러시아군에게 위치를 들키지 않기 위해 VPN(가상 사설망)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짜 자원병'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전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군사 용품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나 이들이 올린 사진 속 소총과 헬멧이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짜 복제품이란 주장이 나와 되레 역효과를 낳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 해당 트위터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해군 정보 전문가 출신의 MSNBC 방송 진행자 말콤 낸스는 이 계정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선엔) 아무도 4인조 팀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내가 본 바로는 가장 소규모 독립 작전 팀도 8명으로 꾸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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