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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고민과 뱃살 안고, 천둥의 신 돌아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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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새 히어로 ‘마이티 토르’ 역의 나탈리 포트만(왼쪽)과 천둥의 신 ‘토르’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새 히어로 ‘마이티 토르’ 역의 나탈리 포트만(왼쪽)과 천둥의 신 ‘토르’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중년의 위기를 맞은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앞에 여성판 토르가 나타난다. 이름이 ‘마이티 토르’인 그의 정체는 토르의 옛 여자친구이자 과학자인 제인(나탈리 포트만). 마음이 허한 토르가 뱃살을 빼려고 운동하고 나무 밑에서 명상하는 동안 제인은 슈퍼 히어로의 새 삶을 얻는다. 제인은 한때 토르의 상징이자, 산산이 조각났던 마법 망치 ‘묠니르’를 더 막강한 위력으로 부활시켜 손에 쥐었다.

6일 개봉하는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감독 타이카 와이티티)는 마블 슈퍼 히어로 세계관(MCU)에서 토르가 출연한 8번째 영화이자, 토르 단독 주인공 영화로는 4번째다. 마블 히어로 군단 ‘어벤져스’의 막강한 신 토르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까지 사전 예매는 39만장. 지난 5월 개봉해 588만 관객을 동원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104만장)엔 못 미쳐도, 실시간 예매율은 70.8%로 압도적 1위다. 마블 흥행 강국답게 개봉도 북미보다 이틀 이르다.

3편 ‘토르: 라그나로크’(2017)로 토르 단독 영화 최고 흥행(485만 관객)을 기록한 타이카 와이티티(47) 감독이 다시 연출 및 공동 각본을 맡았다. 지난달 27일 주연 크리스 헴스워스(39)와 한국 취재진을 화상으로 만난 그는 “‘라그나로크’ 때 저의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 넣었다”며 “다시 (연출) 제의를 받고 고민 끝에 ‘토르가 자아를 잃은, 자신의 목적과 방향을 잃은 중년의 위기를 맞은 상태’란 전제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캐릭터 단독 영화가 4편이나 나온 건 토르가 처음. “뭔가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는 헴스워스는 수영·무술·식단 조절을 병행하며 근육을 키웠다. 토르의 고향이자 북유럽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는 대전투를 겪고 인간 세상에 피란 와 뜻밖에 관광명소가 된 상태. 혈기왕성한 청년에서, 지켜야 할 게 많아진 기성세대가 된 그의 성숙함에 눈길이 간다.

토르에게 가장 큰 숙제를 던지는 존재가 새 악당 ‘고르’(크리스찬 베일)다. 앞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악연이 어머니가 되고 싶은 마녀 ‘스칼렛 위치’였다면, 고르는 복수의 화신이 된 아버지다. 헴스워스에 따르면 고르는 “테스트 시사 때 지금까지 마블 악당 중 반응이 가장 좋았다”고. 와이티티 감독은 “동정심 유발 악당”이란 점을 이유로 들었다. 베일의 호소력 짙은 연기 덕에 고르의 학살마저 심정적으로 납득될 정도다.

고르에게 맞서는 토르의 전투에 가장 부각되는 존재는 아이들이다. 와이티티 감독은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인 자신의 제2차 세계대전 배경 나치 소년의 성장영화 ‘조조 래빗’(2020)에 이어 미래세대에 희망을 거는 주제를 다시 꺼냈다. 2008년 ‘아이언맨’ 1편으로 시작해 어느덧 15년 차가 된 시리즈의 관객 세대교체 전략이 엿보인다.

동생 로키, 누나 헬라 등과 집안싸움이 잦았던 토르의 단독영화인 만큼 가족영화 면모가 부각된 건 예상된 지점.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들은 중년 감성인데, 표현 수위는 어린이 눈높이라서 엇박자로 다가온다. 기존 마블의 신랄한 유머, 대규모 액션에 환호했던 성인 관객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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