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단·지’ 물가는 더 치솟아…장바구니 지수 7.4%까지 상승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00:02

업데이트 2022.07.0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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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간 신체활동에 꼭 필요한 3대 영양소 ‘탄단지’(탄수화물·단백질·지방) 물가가 모두 치솟고 있다. 곡물 등 농산물 가격 급등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과 육류 등 단백질 공급원의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프로틴플레이션’(단백질+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났다. 3대 영양소는 소비를 안 하거나 줄이기 어려운 만큼 서민 물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쉽게 말해 ‘먹고살기’가 더 힘겨워진 셈이다.

5일 발표된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7.4%까지 치솟았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6.0%)보다 높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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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탄수화물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국제곡물 7월호’를 보면 3분기(7~9월)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2분기보다 13.4% 오를 전망이다.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도 직전 분기 대비 12.5% 오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밀 수출량의 1·2위를 차지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면서 밀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여기에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입 단가가 올랐다. 식용 곡물 가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 가격까지 오르게 된다. 사료값이 오를 땐 축산물 가격도 오른다. 먹거리 줄인상이 예고됐다는 의미다.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인상도 추가로 나타날 전망이다. 긴 가뭄 뒤에 집중호우까지 쏟아지면서 농산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대표적 탄수화물 작물인 감자 가격은 1년 전보다 37.8% 오르는 등 일부 작물은 이미 가격 상승이 시작됐다. 또 미국 등 국제적 가뭄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국제 곡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돼지·닭고기 등 축산물 가격 상승세도 심상찮다. 모두 밥상에 주로 올라가는 대표적인 단백질·지방 공급원이다. 지난달 축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3% 올랐다. 품목별로 나눠봤을 때 상승률이 석유류(39.6%)에 이어 둘째로 높다.

돼지고기(18.6%), 닭고기(20.1%) 등이 20%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입 쇠고기조차 1년 새 가격이 27.2%나 뛰었다. 치즈·우유·두부 등도 지난달 각각 12.2%·6.8%·5.9% 오르는 등 밥상에 단백질 식단을 올리는 게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육류 가격지수는 5개월 연속 오르면서 지난 5월 1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돼지고기에 할당관세로 0% 세율을 적용하는 등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전 세계적으로 축산물 가격이 오르는 탓에 체감하긴 어렵다. 미국의 경우 이달 초 소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36% 오르면서(미농업국연맹 조사) ‘바비큐플레이션’이란 말까지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료값 인상으로 인한 축산물 가격 상승이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는데 국제 곡물 가격이 당장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먹고사는 데 지출 비중이 큰 저소득층이 이 같은 농축산물 상승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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