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사·정책·자치경찰' 업무지원...31년만 부활 경찰국 밑그림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05 17:45

업데이트 2022.07.05 18:35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찰청장 후보자 임명 제청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찰청장 후보자 임명 제청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행정안전부가 경찰(지원)국 신설을 공식화한 가운데 경찰 인사와 정책, 자치경찰 업무 지원 등 크게 3가지 기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대부분은 경찰로 충원할 계획이다. 최종안은 오는 15일 공식 발표되고, 출범은 8월 말로 예정됐다.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은 옛 내무부(행안부 전신) 치안본부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이다.

경찰국 내 3개 과(課) 조직 신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경찰국 업무를 (현재)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며 “이 업무에 따라 부서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국 아래 둘 부서는 인사지원과와 총괄정책과(가칭), 자치경찰지원과(가칭) 등이다.

이 중 인사지원과가 경찰국 내 주무 부서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인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의 필요성 중 하나로 인사 제청권의 ‘실질화’를 꼽았다. 그간 행안부 장관에게 총경(일선 경찰서장)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의 제청권이 주어졌지만, 유명무실했다고 이 장관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력 외압이 얼마든지 작용할 수 있었단 게 이 장관의 생각이다.

윤희근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임명제청동의안 심의위원회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임명제청동의안 심의위원회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경찰 임용 전반에 관한 사무 맡을 것" 

행안부 인사 담당 관계자는 “총경 이상만 해도 (650명 이기에) 적은 숫자는 아니다”라며 “임용 전반에 관한 사무, 즉 신규 채용·전보·승진·면직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정책과에서는 행안부 경찰 관리·감독과 관련한 정책을 검토하고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는 등 법령 제개정 업무를 담당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 경찰청 관련 안건은 행안부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상정하게 돼 있다”며 “(총괄정책과는) 장관이 경찰청 소관의 시행령 및 여러 제도 개선 사항들을 직접 검토해서 (국무회의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무부서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치경찰제도 정책지원 나선다 

자치경찰과에서는 각 지방 자치경찰제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행안부는 정부조직법 및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지원하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경찰권을 부여받은 지방자치단체가 경찰의 설치·유지·운영에 관한 책임을 담당하는 만큼 행안부도 이를 지원하겠단 것이다. 다만 행안부 관계자는 “(자치경찰제) 예산은 각 시·도에서 직접 편성하기 때문에 예산 지원보다도 제도 개선 등 ‘정책적 지원’이 주된 업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찰국 직원 20명 수준이나 중요부서 

3개 과로 구성될 경찰국엔 총 15~20명 인원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원으로 보면 행안부 내 작은 규모다. 그러나 ‘국장급’ 부서로 신설되는 만큼 역할이 중요하고 업무 성격도 복잡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경찰국) 부서장을 국장 외에도 실장이나 과장급 중 어느 단계로 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설 경찰국 전체 직원의 80~90%는 경찰 출신으로 충원될 전망이다. 행안부 핵심 관계자는 “부서장은 경찰 출신으로 임명할 것이고 (특히) 주된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과는 100% 경찰로 채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국이 국장급으로 신설될 경우 경찰국 국장은 치안감이나 경무관 수준에서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관계자들이 5일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경찰국 신설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관계자들이 5일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경찰국 신설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안장관이 경찰 수사지휘? 

행안부는 경찰국 신설 외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도 작업 중이다. 경찰국 신설과 맞물려 장관이 직접 수사지휘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하지만 현재로썬 장관의 수사지휘는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상민 장관은 5일 열린 경찰청장 제청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수사 부분은 굉장히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며 “경찰청 내부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것은 적절할지 몰라도 한 단계 건너 있는 행안부에서 수사를 지휘한다는 건 지금 제 생각으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일선 경찰의 반발은 거세지는 분위기다. 전국 경찰 노동조합 격인 경찰관서 직장협의회(직협) 관계자들은 지난 4일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삭발 시위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이상민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직협이 일부 정치 세력의 주장에 편승한다”며 “일선 반발은 제가 보기에 (행안부의 경찰 조직 신설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좀 덜 돼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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