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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인데 서울 폭염경보, 부산 열대야…빨라진 더위 왜

중앙일보

입력

5일 오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손풍기를 든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손풍기를 든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어서는 찜통더위가 나타났다. 닷새째 경보가 내려진 경북권을 비롯해 전국 모든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다. 새벽엔 서울, 광주, 부산, 제주 등 곳곳에선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5일 전국이 구름 많은 가운데 주요 도시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기온은 서울 32도, 강릉 32도, 대전 32도, 대구 32도, 광주 31도, 인천 30도, 제주 30도 등을 기록했다. 다만 비가 내린 부산과 울산은 26도에 그쳤다. 당분간 비슷한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 아침 최저기온을 22~26도, 낮 최고기온을 27~34도로 예보했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6도, 낮 최고기온은 28~34도다.

전국에 소나기가 내리면서 습도를 더해 체감온도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5일 밤과 6일 오후엔 전국 대부분 내륙에서 소나기가 내릴 예정이다. 5일 예상 강수량은 5~60mm, 6일은 5~40mm다.

서울 폭염 경보, 작년보다 16일 빨랐다

올해 더위는 유난히 빠르게 찾아왔다. 올여름 서울에 첫 폭염 경보가 발효된 건 지난 3일로 지난해(7월 19일)보다 16일 이르다. 부산에 첫 열대야가 나타난 건 지난 4일로 1914년(7월 1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빨랐던 것으로 기록됐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도를 기록할 정도로 더웠던 지난 2018년보다도 기온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8년 서울의 첫 폭염 경보는 7월 15일에 발효됐고, 부산의 첫 열대야는 7월 11일에야 나타났다.

5일 오후 3시 기준 폭염 및 호우 특보 현황. 자료 기상청

5일 오후 3시 기준 폭염 및 호우 특보 현황. 자료 기상청

기상청은 때 이른 폭염의 원인이 우리나라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밀어 올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이라고 했다. 통상 7월 말쯤에야 한반도에 세력을 확장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 달이나 일찍 우리나라 남쪽 부근에 등장했다.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바람이 2주째 우리나라로 꾸준히 유입되면서 무더위가 나타난 것이다. 거기다 4~5일엔 제4호 태풍 에어리가 제주도 남쪽 먼바다를 지나 일본으로 향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가득 밀어 올렸다.

이른 시기에 기온이 달아오른 만큼 평년보다 더운 여름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올해 7~8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50%다. 평년과 기온이 비슷할 확률은 30%, 그보다 낮을 확률은 20%다.

"2018년 만큼 덥지는 않을 듯"

다만 2018년처럼 역대급 폭염이 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2018년엔 장마가 끝난 뒤 뜨거운 바람인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대기 하층을 달궜다. 거기다 뜨거운 공기덩어리인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어 '열돔 현상'이 발생했다. 열돔 현상이란 고기압이 지붕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하지만 올해 폭염은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탓에 빨리 시작됐을 뿐, 열돔 현상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기압계 배치상 아직 역대급 폭염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열기를 식혀줄 비가 얼마나 내릴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5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뉴스1

5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뉴스1

현재 전국에 내려진 폭염 특보는 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7~8일 장맛비가 내리면서 특보가 잠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민 통보관은 "비가 오면 기온이 조금 내려갈 전망이다. 다만 강수량이 적어지는 다음 주엔 다시 특보가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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