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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후폭풍…암호화폐 헤지펀드·중계업체 등 파산 도미노

중앙일보

입력

테라 발 파산 도미노가 진행 중이다. 테라 사태 후폭풍으로 펀드를 청산하거나 거래를 중단하는 암호화폐 관련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전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419억 달러(약 571조원)가 증발했다. 이중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2분기 약 58% 하락했다. 2022.7.1/뉴스1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전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419억 달러(약 571조원)가 증발했다. 이중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2분기 약 58% 하락했다. 2022.7.1/뉴스1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버진 아일랜드 법원이 이번 주 수차례 암호화폐 하락세를 견뎌내던 헤지펀드 스리애로스캐피털(3AC)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며 "이 헤지펀드에 투자했던 암호화폐 플랫폼 보이저디지털은 해당 펀드의 파산이 유동성에 미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중이며, 현재 인출 제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청산명령이 내려진 3AC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입으며 파산에 이르게 됐다. 지난 5월 폭락한 한국산 암호화폐 테라USD와 루나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버진아일랜드 법원은 채무변제에 실패한 암호화폐 헤지펀드 3AC에 지난달 29일 청산 명령을 내렸다.

3AC 파산의 여파는 암호화폐 중계업체 보이저디지털로 번져왔다. 3AC에 대출해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라USD→루나→3AC→보이저디지털'로 충격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WSJ에 따르면 보이저디지털이 3AC에 물린 암호화폐는 1만5250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3억5000만 달러 어치다. 약 1만 9400달러 수준인 비트코인 가격을 토대로 계산하면 보이저의 3AC에 대한 대출 손실 규모는 6억4600만 달러에 이른다. 보이저디지털은 결국 지난 1일 뱅크런을 막기 위해 인출 제한에 나섰다.

3AC 청산 충격은 3AC와 거래하던 다른 중소 암호화폐 금융사로 도미노처럼 확산하고 있다. 홍콩의 암호화폐 중개소 8블록스캐피털은 "3AC가 자사 자본 100만 달러를 유용한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업체인 카이버네트워크도 WSJ에 "3AC로부터 받을 돈이 있지만 3AC가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암호화폐 금융사들끼리 서로 얽히고설키는 흐름은 2007~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초래한 은행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은행들은 서로 빌리고 빌려주면서 자금이 깊이 얽혀 있는 상태였고, 결국 리먼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속에 붕괴하자 당시 금융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초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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