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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없는 햄버거? 노브랜드버거에선 NO!”…스마트팜 가보니 이유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0일 양광식 팜팜 대표(왼쪽)와 김홍원 신세계푸드 농산팀장이 토마토 재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푸드]

지난달 30일 양광식 팜팜 대표(왼쪽)와 김홍원 신세계푸드 농산팀장이 토마토 재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푸드]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역에서 KTX와 택시를 갈아타고 2시간 만에 도착한 충남 논산시 상월면의 팜팜 스마트 농장. 얼핏 보기엔 거대한 흰색 불투명 건물이 덩그러니 놓인 듯했다. 아파트 2층 높이 건물 내부를 들어가 보니 200m 길이의 통로에 토마토 줄기가 천정까지 뻗어 있었다. 불투명 창문은 외부 바람에 따라 자동으로 여닫혔다. 이날 내부 기온은 섭씨 23~24도로 세팅돼 있었다. 바깥은 32도를 기록해 외려 농장 안이 서늘했다.

노브랜드 버거를 비롯해 식품제조와 급식, 외식 등 식음료 사업을 하는 신세계푸드는 이 지역에서 토마토를 스마트팜 형식으로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 팜팜과 직거래 계약을 맺었다. 2014년부터 2만4800m²(약 7500평) 크기 온실에서 토마토·오이를 재배하던 농가를 설득해 추가로 2만8000m²(약 8500평) 크기의 스마트팜에서 토마토를 지어 달라고 하면서다. 신세계푸드 측이 설비비 11억원도 지원했다. 이어 앞으로 5년간 생산되는 토마토 전량(연 1300t)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앱 하나로 온실 습도와 광도 조절

올해 3월부터 가동된 스마트팜 시설에는 냉방과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보광, 각종 영양분이 첨가된 수분 관리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직원 11명만 로그인할 수 있는 앱에는 온실 내에 온도와 습도, 외부 바람 방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온실엔 난방과 양액 시설만 갖춰져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나자 농부 40여 명이 농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자동 사다리를 타고 높은 잎사귀를 자르거나 다 익은 토마토를 따는 등 작업에 들어갔다. 평소에는 내국인 10명과 외국인 노동자 15명으로 농장 전체 관리가 가능하다.

양광식 농업회사법인 팜팜 대표는 “스마트팜 덕분으로 기존 농가보다 인건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특히 선선한 기후에 깨끗한 환경이다 보니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요즘 농가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힘들다. 충남 일대에서는 일당 14만원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한다. 수확철에는 웃돈을 줘도 사람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 위치한 신세계푸드의 토마토 스마트팜. 기존 2만4800m²(약 7500평) 크기 온실에서 스마트팜 2만8000m²(약 8500평)을 추가했다. [사진 신세계푸드]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 위치한 신세계푸드의 토마토 스마트팜. 기존 2만4800m²(약 7500평) 크기 온실에서 스마트팜 2만8000m²(약 8500평)을 추가했다. [사진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안정적으로 토마토 확보가 가능해졌다. 사실 식품·패스트푸드 업계는 매년 7∼8월 긴 장마와 태풍이 오면 토마토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토마토 가격은 5㎏당 1만원선에 그치지만 2020년 9~10월에는 2만5000원을 넘긴 적도 있었다. 당시 맥도날드‧버거킹과 같은 햄버거 업체는 토마토를 빼는 대신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무료 음료 쿠폰을 나눠주기도 했다.

김홍원 신세계푸드 농산팀장은 “올해 200개를 넘길 것으로 보이는 노브랜드 버거 지점에 장마나 태풍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토마토를 공급할 뿐 아니라 건강식 관심 증가로 수요가 많아지는 아파트‧대기업 외식 재료로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브랜드 버거 올해 200개 이상으로

2019년 8월 처음 선보인 노브랜드 버거는 1년8개월 만에 100호점을 낸 데 이어 2년 만에 150호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 중이다. 여전히 가맹 문의가 매달 1000건 이상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5월 대전시청점을 발판 삼아 충청지역에 가맹점을 출점해 연말까지 전체 매장을 220여 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필요한 토마토 양도 지난해 300t에서 올해 두 배로 늘었다.

시장조사기업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농업 시장 규모는 2019년 70억9000만 달러에서 2027년 175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11.9%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농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에 따라 사막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스마트팜 건립은 더욱 확산하는 추세다. 신세계푸드 외에도 홈플러스, 농협 하나로마트, CJ푸드빌 등 국내 유통 업체는 안정적인 재료 수급을 위해 대형 스마트팜과 계약하고 있다.

양광식 팜팜 대표(사진 가운데)와 김성억 팜팜 본부장(오른쪽), 김홍원 신세계푸드 농산팀장(왼쪽)이 토마토 온실에 들어가는 가스 탱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푸드]

양광식 팜팜 대표(사진 가운데)와 김성억 팜팜 본부장(오른쪽), 김홍원 신세계푸드 농산팀장(왼쪽)이 토마토 온실에 들어가는 가스 탱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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