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충남 아산을)이 3일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의 출마는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 중 강병원·박용진 의원에 이은 세 번째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한때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됐지만, 이젠 이재명 의원의 대항마가 됐다. 전날엔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는데, 그 역시 이재명 캠프 영입 인사다.
李 참모 출신 강훈식 “상식 되찾자…李는 상식 무너뜨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안의 무너진 기본과 상식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께 쓸모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기 위해, 그리하여 다시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1973년생인 강 의원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참모 출신으로, 낙선(18대 총선)과 경선 탈락(19대 총선)을 거쳐 삼수 끝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 때 이해찬 전 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수석대변인 등 요직을 맡았고, 2020년 재선 뒤엔 충남도당 위원장을 지냈다.
강 의원의 키워드는 혁신과 미래였다. 그는 “국민은 민주당을 ‘참 쓸모없다’고 느끼고 있다. 이제 이 부끄러움과 반성의 시간을 끝내고,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진보의 재구성으로, 민주당의 10년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대선 이후 기본과 상식마저 무너뜨리는 길을 선택했다”며 이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를 직격했다. “대선 후보는 연고도, 명분도 없는 지역(인천 계양을)의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인천시장을 지낸 5선의 당 대표는 서울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말하면서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그는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적절하다 생각했으면 제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李가 영입한 박지현도 출마…“李 되면 분당 우려”
1996년생 박지현 전 위원장도 전날 MBC에 출연해 “민주당을 다시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캠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며 정치에 처음 발을 디뎠고, 대선 후엔 이 의원 추천으로 공동비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박 전 위원장도 이 의원 비판에 동참했다. 그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당내 계파 갈등이 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많이 말하고 분당의 우려도 있지 않냐고 목소리도 높이는데, 저도 동조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수사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당은 그걸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또다시 민주당이 해야 하는 민생은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라고도 덧붙였다.
朴 피선거권 논란…친명 “요건도 안되면서 출마, 황당”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피선거권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민주당 당규상 “권리행사(선거)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한”(2호 5조 1항) 권리당원만 출마할 수 있는데, 그의 입당 기간은 6개월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당규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피선거권 여부를) 달리 정할 수 있다”(4호 10조 5항)는 예외 조항이 있다.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출마 요건도 안 되면서 출마를 결심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특별히 인정해달라니 정말 황당하다”며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중립 성향의 중진 이상민 의원도 “권리당원도 아니고, 지방선거 대패에 대한 책임도 있음에도 당 대표 출마를 운운한다”며 “대오각성하고 뒤로 물러서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썼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에서 한번 논의해볼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논란이 일자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단서조항 규정(4호 10조 5항)에 따라 6·1 지방선거 때 김동연 경기지사도 비대위·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경기지사 경선에 참여했다”며 “당규에 따라 처리해 주시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