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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맞대결 패한 치치파스 "키리오스는 사악한 성향"

중앙일보

입력

치치파스에게 비판 받은 키리오스. '코트의 악동'으로 유명하다. [AP=연합뉴스]

치치파스에게 비판 받은 키리오스. '코트의 악동'으로 유명하다. [AP=연합뉴스]

'코트의 악동'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와 닉 키리오스(40위·호주)가 충돌했다. 둘은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뒤 언쟁을 벌였다.

치치파스는 2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키리오스에게 1-3(7-6〈7-2〉, 4-6, 3-6, 6-7〈7-9〉)으로 졌다. 지난해 1회전 탈락에 이어 윔블던에서 2년 연속 저조한 성적에 그친 치치파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키리오스의 행동은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이라며 "그는 아마 학생 때도 그런 식이었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에게는 사악한 성향이 있고, 그런 것들이 밖으로 표출되면 주위 사람에게 많은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키리오스는 상대 선수, 심판은 물론 관중과도 수시로 언쟁을 벌이는 등 사건·사고가 많은 선수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도 승리 후 관중석 쪽을 향해 침을 뱉어 벌금 1만 달러 징계를 받았다.

치치파스(왼쪽)와 키리오스는 경기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AP=연합뉴스]

치치파스(왼쪽)와 키리오스는 경기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AP=연합뉴스]

키리오스는 이날도 2세트 승리 후 주심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치치파스가 신경질적으로 공을 관중석 쪽으로 쳐 보내자, 키리오스는 주심에게 "당신은 말을 할 줄 모르느냐"며 치치파스에게 페널티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치치파스는 "내가 서브를 넣기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불만을 말하고, 주위 누군가와 이야기한다"고 키리오스의 경기 매너를 지적하며 "테니스 경기를 하러 온 것인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려고 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리오스는 상대를 자극했다. 그는 치치파스에게 언더 서브를 넣었다. 이에 흥분한 치치파스는 키리오스의 몸쪽을 향해 스매싱을 날리기도 했다. 치치파스의 말을 전해 들은 키리오스는 "내가 그를 괴롭혔다는데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며 "공으로 상대 선수를 맞히려고 한 것도 치치파스고, 공을 관중석 쪽으로 쳐서 보낸 것도 치치파스"라고 반박했다.

치치파스도 기행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AFP=연합뉴스]

치치파스도 기행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AFP=연합뉴스]

치치파스도 기행을 일삼는 선수다. 그는 2018년 마이애미 오픈에서 일어난 ‘배스룸 브레이크(Bathroom Break·화장실 휴식)’ 사건의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당시 1라운드에서 다닐 메드베데프와 맞붙었는데, 치치파스가 경기 도중 화장실을 다녀온다면서 5분 이상 코트를 비웠다. 1~2분이면 경기에 복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술 더 떠 치치파스는 경기 도중 네트를 타고 들어온 공에 대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도 하지 않았다. 메드베데프가 폭발했다. 메드베데프는 2-1로 이긴 뒤 치치파스와 언쟁을 벌였다. 이후 메드베데프는 치치파스와의 맞대결에서 5연승하며 인스타그램에 ‘저런, 또 이겼네’와 같은 글을 올렸다. 치치파스는 메드베데프의 경기 스타일이 ‘지루하다’고 악평을 늘어놨다. 이후 둘은 볼 때마다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됐다.

치치파스는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앤디 머레이(영국)와의 1회전 경기 도중에도 화장실에 갔다가 8분 만에 돌아왔다. 경기에 패한 머레이는 “치치파스에 대한 존경심을 잃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휴식 시간에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테니스에선 금지된 일이다. 치치파스는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전문가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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