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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폭 30→37%로 늘렸는데…주유소 기름값 꿈쩍 않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판매중인 주유소에 차량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3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판매중인 주유소에 차량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유류세 인하 폭이 기존 30%에서 37%로 확대됐지만 상당수 주유소는 기름값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123.51원, 경유 가격은 L당 2154.51원을 나타냈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높이면서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L당 57원, 38원의 가격 인하 요인이 생겼지만 지난달 30일과 비교하면 사흘 새 각각 약 21원, 13원 하락하는 데 그친 것이다.

에너지 소비자단체인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유류세 7% 추가 인하 첫날인 지난 1일 휘발유 가격을 1원도 내리지 않은 주유소는 전체 66.4%에 달했다. 전국 주유소 1만976곳 중 6798곳(61.9%)은 가격 변동이 없었고, 487곳(4.4%)은 되레 가격을 올렸다. L당 57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는 2436곳(22.2%)에 그쳤다. 경유도 비슷했다.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 주유소가 3분의 2(61.5%)였다.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6.3%(687곳)였다.

알뜰주유소의 인하 폭도 제각각이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대부분(96.8%)이 L당 57원 이상을 인하했지만, 농협 알뜰주유소는 55.2%만 57원 이상 인하했다. 정유사 4사 중 에쓰오일은 5.38%만 57원 이상 인하했다.

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알뜰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하는 모습.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알뜰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유류세 인하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일반 자영주유소의 재고 사정 때문이다. 전국 주유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일반 자영주유소들이 유류세 추가 인하 전 공급 받은 재고를 모두 소진한 뒤에 가격을 내리려고 해서다. 심재명 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재고 관리가 잘 되는 곳은 당일에 구매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자영주유소는 보유한 재고가 소진돼야 유류세 인하를 적용할 수 있다”며 “기존 재고 소진은 1~2주일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산업 관련 단체들은 유류세 인하 효과가 최대한 빨리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사들은 유류세 인하분을 즉각 반영해 공급하고, 전국 직영주유소도 일제히 유류세 인하분만큼 판매 가격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엔 유가가 계속 상승세여서 유류세 인하 효과 체감도가 낮았지만 최근엔 국제 유가가 하락 추세인 만큼 다음 주쯤이면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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