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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 되찾은 36세 나달 "윔블던 통해 내 실력 레벨 업"

중앙일보

입력

윔블던 16강에 오른 나달.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윔블던 16강에 오른 나달.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내 테니스 레벨이 많이 올랐다."

테니스 수퍼 스타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4위·스페인)이 윔블던 16강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2번 시드의 나달은 3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2 윔블던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로렌초 소네고(54위·이탈리아)를 3-0(6-1, 6-2, 6-4)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나달은 큰 어려움 없이 2시간 3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앞선 1, 2라운드에선 몸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고질적인 왼발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백핸드, 서브 등 대부분 플레이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나달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단연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 가장 어려운 상대를 만나 경기한 덕분에 내 레벨이 많이 올랐다. 무척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달의 유일한 위기는 3세트 막판이었다. 3세트 6게임이 끝난 후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소네고가 어두워서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장 지붕을 닫고 라이트를 가동해달라고 엄파이어에게 요청했다. 지붕을 닫고 조명을 밝히기 위해 11분여 동안 경기가 멈췄다. 일부에선 패배 위기에 몰린 소네고가나달의 좋은 흐름을 끊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재개되자 거짓말처럼 소네고가 주도권을 쥐었다. 그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데 이어 8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성공하는 등 연달아 두 게임을 따내며 4-4로 따라붙었다. 소네고는 역전승을 자신하며 포효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반격에 나선 나달이 날카로운 백핸드로 소네고의 공격을 봉쇄하며 다시 두 세트를 승리해 경기를 끝냈다. 나달은 "남은 시즌 소네고에게 행운이 있기를 빈다. 그는 잔디 코트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이미 16강 경험이 있고, 올해도 3회전 진출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나달은 신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22차례 정상에 오른 최다 우승자다. 현재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97위·스위스)가 나란히 20회 우승으로 나달의 뒤를 쫓고 있다. 나달은 16강에서 보틱 판더잔출프(25위·네덜란드)와 맞붙는다.나달은 "아이러니하다. 나는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다. (당시엔 불행하다고 원망했지만) 이 나이에 여전히 현역으로 뛴다는 점에서 운이 좋은 선수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10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 나이에 현역 생활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그러니 나는 매우 매우 운이 좋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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