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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000만명 휴대전화 먹통 대란…교통·금융·물류 마비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KDDI의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해 대규모 통신 혼란이 36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 통화나 데이터 통신은 물론이고, 물류 및 금융, 기상예보 등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일본 통신사 KDDI 로고. [교도=연합뉴스]

일본 통신사 KDDI 로고. [교도=연합뉴스]

3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2일 오전 1시 35분쯤부터 일본 전역에서 KDDI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다. 휴대전화 서비스 브랜드인 au와 UQ모바일 휴대전화, au 회선을 이용한 사업자용 음성통신, 인터넷 전화, 문자메시지(SMS) 서비스 등의 사용이 원활치 않다.

KDDI의 회선을 사용하는 저가 이동통신 브랜드 라쿠텐 모바일 사용자들도 불편을 겪었다. 휴대전화 긴급 통화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KDDI는 이용자들에게 공중전화 등을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사상 최대 규모 가능성" 

KDDI의 서비스 계약 건수는 개인 3100만 건, 법인 서비스 등을 포함하면 약 6200만 건이다. 다카하시 마코토(高橋誠) KDDI 사장은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통신 장애로 최대 3915만명의 이용자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고객에게 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아사히 신문은 "이번에 발생한 통신 장애로 인해 휴대전화 서비스뿐 아니라 물류, 금융, 기상 관측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차질이 생겼다"며 "일본 사상 최대 규모의 통신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KDDI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au의 도쿄 매장. [교도=연합뉴스]

KDDI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au의 도쿄 매장. [교도=연합뉴스]

KDDI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일부 지방 은행의 경우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피해가 발생했다. 우편회사인 닛폰유빈은 이번 사태로 화물정보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우편물 배달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도 기온, 강수량 등의 관측 정보를 다루는 지역 기상관측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3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 1300개 관측점 가운데 약 200곳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버스 업체의 위치 정보 서비스가 마비됐으며, 나리타공항과 하네다공항에선 스태프가 사용하는 무선 장비가 작동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KDDI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었으며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약 2450만 회선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통신 장애의 충격이 더욱 컸다고 분석했다.

NTT도코모, 지난해 29시간 통신 장애 

KDDI 측은 2일 새벽 발생한 설비 고장으로 VoLTE 교환기에 트래픽이 폭주하면서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복구를 서두르고 있으며 3일 오전 11시 서일본 지역의 서비스가 전면 복구됐고 도쿄(東京)를 포함한 동일본 지역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복구가 끝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 이용자들이 29시간에 걸친 통신 장애를 겪었다. 3대 이통사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의 경우 2018년 12월에 대규모 통신 장애로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

가네코 야스시(金子恭之) 일본 총무상은 3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생활과 사회 경제의 중요한 인프라인 휴대전화 서비스 문제로 인해 많은 분이 장시간 이용 곤란을 겪고,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기 위한 소방·구급 등의 긴급 통보에 지장을 일으킨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상황을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수습되는 대로 행정 지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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