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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카 끌던 아이는 어디 갔을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95호 21면

뚝섬 1967-1976

뚝섬 1967-1976

뚝섬 1967-1976
박옥수 지음
개마서원

발가벗은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사람을 잔뜩 태운 나룻배가 강을 건넌다. 장구나 소고를 치며 흥을 돋우는 이들도, ‘손금 전문’을 내걸고 손님을 모으는 이도 있다. 뭍에서 밭일하는 이들도, 강에서 빨래하는 이들도 있다. 까까머리 소년은 잠든 동생을 싣고 리어카를 끈다. 단발머리 소녀는 동생을 업었다. 공사 현장에서는 소가 끄는 수레가 트럭 옆에서 짐을 나른다.

바로 서울, 그중 뚝섬의 불과 반세기 전 모습이다. 광주일고 1학년 때부터 카메라를 들었던 사진작가 박옥수가 뚝섬 가까운 한양대에 진학해 20대 시절 10년간 찍은 사진들이다. 올 초 출간된 사진집 『시간여행』(눈빛)이 그가 곳곳에서 포착한 1960~70년대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그 시절 뚝섬이 온전히 초점이다.

한강과 중랑천에 면한 뚝섬은 섬이 아니다. 홍수 등으로 물이 넘치면 섬이 돼버려 이렇게 불려왔다. 중장년 이상에게는 뚝섬 유원지, 뚝섬 경마장으로도 기억된다. 이 사진집은 그런 단편적 기억을 훌쩍 넘어선다. 놀이와 노동, 사람과 표정, 풍경과 일상이 고루 생생하다. 사진집 첫머리에 적힌 대로 “자연과 사람에게서 기계와 문명으로 균형추가 막 기울기 시작하던”(원동업 작가)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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