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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임명묵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갈등 회피해놓고 논쟁적 책 추천? 文, 조용히 안정추구하시길"

중앙일보

입력

임명묵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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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아시아 지역학을 공부하는 서울대 대학원생이자『K를 생각한다』를 쓴 임명묵 작가가 주인공입니다. 임 작가가 쓴 '짱깨주의'만 슬쩍 띄워놓고…文의 책 추천 비겁한 3가지 이유' 칼럼에 달린 댓글에 그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9일 페이스북에 광운대 김희교 교수의『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하면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임명묵 작가는 "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추천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임 작가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요.
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이 아니다'라고 쓴 데 대해 "나만 언론 너머 진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깨어있고 일반 대중은 그러지 못한 몽매한 상태라는 함의"라고 했습니다. 또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 역시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이 하기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습니다. "국제적으로 한국 이미지를 해치는 것은 물론 국내적으로는 국가 정체성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만 양산하기 좋다"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논쟁적인 책을 추천하면서 정작 추천 의도는 제대로 말하지 않아 소모적이고 비생산적 논의만 난무하게 됐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독자들은 대부분 공감을 표시하는 한편, 일부 독자는 "혐중 정서를 돌아보자는 게 왜 문제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임 작가의 의견은 어떨까요?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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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싫어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등 과도한 반중 정서를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해당 도서는 의미 있는 물음이라 생각합니다. (pray***)
당연히 중국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책 내용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서 미국 속국인 한국이 문제고, 중국과 함께 이러한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메시지는 문제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제 관계에서 이 책의 이러이러한 부분을 좀 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는 식으로 추천 이유를 자세히 남겼으면 좋았겠죠. 그런데 '내용에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읽어봐라'라고만 하면 본인이 어떤 부분을 동의하고 어떤 부분을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지 알 수 없습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짱개가 좋은 놈이라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편향 시각에서 벗어난 시각으로 다른 것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리 외눈박이 시선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느냐.(rty7***)
사람은 어떻게 보면 다 외눈박이죠.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중국이 바라보는 세상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입니다. '서구 세계'라는 게 결국 서구 사회가 지향했던 가치에 동의하느냐를 기준으로 한다면 대한민국은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구 세계의 전직 대통령이 추천하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비판한 거죠.
논리적 모순이 너무 많습니다. '혐중 정서가 걱정스럽다' -〉 '혐중 정서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책을 추천해선 안 된다' -〉 '왜 더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았냐'(??) (thki***)
중국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이 가진 부정적 감정이 근거가 없는 걸까요? '혐중 정서가 걱정스럽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는 건 혐오 감정을 우리가 어떻게 건전한 비판으로 만들지 고민하자는 차원에서 한 말이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추천 관련 비판'은 문 전 대통령이 '책의 어떤 내용은 동의하지 않지만 이러한 점은 의미가 있다'라는 식으로 자세히 쓰는 게 발전적인 제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쓴 말입니다. 한국 사회가 굉장히 분열돼있는 걸 생각하면 전직 대통령이 이렇게 논쟁적인 책을 설명 없이 추천하면 안 됐죠.
셋째 이유를 보면서 문재인은 정말 대통령 자격이 없는 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전직 대통령 놀이는 그만하고 자신이 바라던 대로, 말한 대로 지나간 사람처럼 살길 바랍니다. (thki***)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정말 하기 싫었는데 끌려나가 한 사람 같아요. 재임 기간 내내 목격했듯이 갈등을 돌파하는 게 아니라 회피하는 스타일이었죠. 그럴 거면 (문 전 대통령이 말했듯) 조용히 안정을 추구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 조심스레 말씀드려봅니다. 
학생 시절 독재정권에 투쟁하였던 민주당의 많은 의원, 북한 정권에는 한마디 말 못하는 민주투사위원님들 정말 민주투사입니까? (cjae***)
자유민주주의는 모든 국가가 누려야 합니다. 한국은 그런 보편주의, 국제주의적 관점이 약합니다. 홍콩·미얀마·태국 등에서 일어난 독재 정권의 탄압 사태에 대해 행정부 차원이 아니더라도 국회 차원에서는 행동했어야죠. 그런데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이 '자칭 민주화 세력이라면서 민주주의에 관심은 있냐'는 국민적 의구심을 자아낸 거라 생각합니다. 
중국이 없다면 한국이 어찌 존재할 것이며, 우리의 주권은 중국에 있다고 왜 솔직하게 말 못하냐? 친중을 뛰어넘어 굴중을 하다가 임기 5년을 다 보낸 문재인. 문재인의 중국 혼밥 굴욕이야말로 국가적 치욕이여. (juoo***)
외교는 대통령 혼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면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문 전 대통령이 실제로 친중 외교를 했건 안 했건, 국민에게 외교 정책을 설득하는 건 실패했죠. 특히 중국 문제에 있어서 이런 소통이 작동하지 않았죠. 혼밥은 중국이 저지른 외교적 결례라고 봅니다. 아무리 박근혜 정권 때 사드 배치로 뒤통수를 맞았다 한들 5년 내내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짱개와 북을 신봉하는 인간이 대한민국 권력을 쥐고 있었다는 방증이니 자국민이 총살에 소각을 당해도 나 몰라라 하는 행태를 보인 거네. (goji***)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미국·일본의 경계선을 문 전 대통령이 깨보려고 노력한 거 같아요. 그런데 그 목적이 오직 자기 정권의 외교적 유산 남기기였던 거 같습니다. 대표적인 게 서해 월북몰이 공무원 사건이죠.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남북한 평화 체제를 섣불리 해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려고 한 거 같아요. 문 전 대통령의 목적이 우리 국민의 자유·번영·인권이었다면 그렇게 대응하면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임명묵의 원 픽(PICK)

책을 추천하면서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도 아니다? 그럼 뭣 때문에 추천하나? 식당을 추천하면서 ‘그 집 음식이 맛있다는 건 아니다’라고 하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아마도 국민 여론이 중국에 우호적이 아님을 본인도 알기에 은근슬쩍 중국 편중의 속마음만 드러내고 ‘나는 아니다’하며 뒷걸음치는 것으로 보인다.(wuoh***)

문재인 전 대통령 생각이 실제로 어땠는지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댓글 쓰신 분처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