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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귀국길 마중 나간 이준석…윤심과 윤핵관심 분리전략 통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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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심(尹心)’과 당내 갈등을 분리하며 여론 살피기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3박5일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김건희 여사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3박5일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김건희 여사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 대표는 1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귀국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선 필리핀 특사로 해외 출장 중인 권성동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동행했다.

이 대표의 윤 대통령 마중은 당초 예정에 없던 ‘깜짝’ 일정이었다고 한다. 성 의원이나 송 의원과도 별도로 참석 여부를 조율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전 9시반쯤 이 대표가 마중을 나오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도열해있던 이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날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에 성과가 너무 좋았던 거 같다’고 하니까 (대통령의)웃는 표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27일 윤 대통령이 출국할 때 환송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당에선 권 원내대표와 송 원내수석부대표만 공항을 찾았고,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재형 의원실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이 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허례허식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거기)부합하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해서 안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환송 행사에는 여당 대표가 참석해온 관례와 비교되며 당 내에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멀어진 거리를 드러낸 상징적 장면”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귀국길을 갑작스레 찾은 걸 놓고선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줘 당내 갈등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날 ‘친윤’으로 꼽히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이 대표의 비서실장직을 관두자 배경엔 ‘윤심’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출국할 때는 과도한 의전을 없애는 분위기여서 원내대표가 갔는데, 지금은 원내대표도 출장 중이고 해서 내가 다녀온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당분간 친윤 의원들과 윤 대통령을 분리하며 로키(low-key)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 배경에 대해 친윤계의 압박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이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제가 0.5초 정도 만감이 왔다갔다했다. 주변에서 어떤 압박을 받고 있을지를 잘 알겠더라”며 “‘대표를 잘 모셔라’ 이런 얘기를 주변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저를 잘 못 모셔서 그런 얘기를 하겠나. 말씀하신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표를 이끌라는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운계가 자신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박 의원을 활용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다만 윤 대통령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그런 해석을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출국 중이라 물리적으로 대통령과 소통이 원활한 상황은 아니었을 거다. 그렇게 연계해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영일만대교 현장 부지를 둘러보며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영일만대교 현장 부지를 둘러보며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 혁신위원회를 띄운 만큼 ‘개혁 대 구태’의 이미지 대비를 만들며 여론전에 집중할 거란 전망이다. 이 대표의 측근인 천하람 혁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흑화(선량한 인물이 악하게 변하는 것)’할 일은 전무하다.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여론밖에 없는데, 당 대표로서 필요한 여러 개혁과제를 제시할 것”이라며 “정면돌파 가능성이 99.9%”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선거만 하려고 당 대표에 나온 건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당의 개혁 방향을 영속화해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를 둘러싼 진실공방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윤리위가 내릴 징계 수위에 따라 가처분 신청 등 대응 방안도 단계별로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윤리위가 저를 건 건 성접대 의혹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누군가를 교사했다는 의혹인데, 저는 교사를 안 했다. 앞의 것(성접대)도 안 했다”며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했음을 증명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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