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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언제까지 감수? 바이든 "시간 얼마 걸리든 우크라이나 지원"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인의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설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발언이지만, 이를 위해 미국인들이 고유가와 고물가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뉴욕타임스(NYT) 기자로부터 '전쟁이 물가를 상승시켰다. 일각에선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및 세계 운전자들이 이 전쟁으로 인한 프리미엄을 언제까지 지불하는 게 공평한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다른 나라는 러시아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대가로 휘발유와 에너지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가를 얼마 동안 지불해야 하는가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이기고 우크라이나를 넘어설 수 없도록,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as long as it takes)"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는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한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시장과 미국 유권자 가정에 밀려오는 경제적 고통의 물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경제적 고통의 책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기름값이 오른 이유는 러시아 때문"이라면서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를 세 번 외쳤다. 이어 "식량 위기 이유도 러시아 때문이다. 러시아가 곡물이 우크라이나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이 계속되더라도 유가를 내리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논의한 유가 상한제, 미국과 동맹국의 사상 최대 전략 비축유 방출, 의회에 제안한 연방 유류세 한시적 면제 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것들이 주유소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7월 중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때 살만 빈 압둘아지즈 왕이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증산을 직접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 기자가 '왕이나 왕세자를 만나 석유 생산을 늘려달라고 부탁할 것인가? 그렇다면 그들에게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욕구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라고 묻자 "그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기자가 '왕이나 왕세자를 만나면 석유 생산을 늘려달라고 부탁할 건가'라고 재차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아니다. 나는 그들에게 묻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걸프 국가들이 모이는 회의가 열린다. 나는 특별히 사우디에만 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그들에게 석유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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