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원 침대, 100만원 비옷…구찌가 노린건 사람 아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01 05:00

베르사체 바로크 무늬의 애견 침대, 프라다 삼각형 로고가 박힌 강아지 비옷….
럭셔리 업계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이른바 ‘펫팸족(펫+패밀리)’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펫 산업이 무르익으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옷이나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그릇이나 침대 등 리빙 제품, 펫 캐리어(이동장) 등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확대하는 모양새다.

29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처음으로 펫 컬렉션을 출시했다. [사진 구찌]

29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처음으로 펫 컬렉션을 출시했다. [사진 구찌]

구찌 첫 펫 컬렉션, 1100만원 침대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처음으로 펫 컬렉션을 선보였다. 구찌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에서 새롭게 출시된 제품들로 구찌 로고 장식이 더해진 목걸이나 하네스, 가죽 리쉬(개 줄) 등 액세서리는 물론 구찌의 상징적인 프린트로 꾸며진 먹이 그릇과 커버, 분리되는 세라믹 그릇과 케이스, 매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하네스는 60만~70만원대, 먹이 그릇은 9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1100만원 대 미니 카우치(소파) 등 집 꾸미기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함께 출시됐다.

반려동물을 위한 의류와 액세서리 뿐 아니라 먹이 그릇, 침대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출시했다. [사진 구찌]

반려동물을 위한 의류와 액세서리 뿐 아니라 먹이 그릇, 침대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출시했다. [사진 구찌]

반려동물을 위한 의류 라인업도 눈에 띈다. 선명한 색과 딸기·하트 패턴이 특징인 30만원대 티셔츠, 70만원대 니트, 100만원대 레인 코트 등이 출시됐다. 구찌의 인터로킹 장식과 클래식 모노그램 로고 등이 적용된 제품들도 있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짝을 맞춘 커플룩 연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구찌 펫 컬렉션 제품은 재활용 폴리에스터, 재활용 면, 친환경 원료에서 얻은 비동물성 신소재 데메트라 등이 활용됐다.

브랜드 특유의 로고 등을 살려 사람과 커플룩으로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 구찌]

브랜드 특유의 로고 등을 살려 사람과 커플룩으로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 구찌]

반려견 얼굴과 이니셜 새겨드려요…. 발렌티노 이색 팝업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의 ‘락 스터드 팻 컬렉션’ 팝업 스토어. 카페에서 이틀간 이벤트성으로 열린 임시 매장이었지만, 자신의 반려동물과 매장을 찾은 이들이 몰리면서 인근이 북적였다. 지난 2020년 10월 처음으로 펫 컬렉션을 낸 발렌티노가 연 이벤트 팝업으로, 맞춤형 콘셉트로 진행됐다.

지난 10일 발렌티노가 서울 한남동에 연 펫 컬렉션 팝업 스토어. [사진 발렌티노]

지난 10일 발렌티노가 서울 한남동에 연 펫 컬렉션 팝업 스토어. [사진 발렌티노]

발렌티노 특유의 락 스터드 장식이 된 목줄과 하네스, 배변 봉투 홀더, 캔버스 소재의 이동장 등을 판매했는데 자신의 반려동물 이니셜이나 초상화 일러스트를 새길 수 있었던 것. 키우는 고양이나 강아지, 이구아나나 거북이 등의 사진을 올리면 이탈리아 작가가 직접 그려주는 방식이다. 발렌티노 관계자는 “캔버스 캐리어나 토트백 등에 반려동물 얼굴을 새길 수 있어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놀라웠을 정도”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명품으로 내 강아지 스타일 챙긴다

톰 브라운은 자신의 반려견을 위한 의류 컬렉션을 지난 2016년 선보였다. [사진 헥터브라운 인스타그램]

톰 브라운은 자신의 반려견을 위한 의류 컬렉션을 지난 2016년 선보였다. [사진 헥터브라운 인스타그램]

이외에도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한 명품·디자이너 브랜드는 많다. 지난 2016년 일찌감치 펫 산업에 뛰어든 톰 브라운은 특유의 삼선 줄무늬를 활용한 목줄부터 펫 스웨터 등을 출시했다. 디자이너의 반려견인 헥터를 위한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프라다도 삼각형 로고를 넣은 목줄과 빠르고 쉽게 입을 수 있는 비옷 등을 출시했다. 베르사체는 바로크 무늬의 애견 침대와 금박 메두사 로고의 가죽끈을 선보였다. 디스퀘어드2와 몽끌레르는 봄버 재킷과 로고 후드, 강아지 코트, 레인 코트 등 다양한 의류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펜디도 지난해 FF 로고가 박힌 가죽 리쉬(줄), 나일론 코트, 이동장 등을 출시했다. 루이비통도 모노그램 캔버스 소재의 펫 캐리어를 선보이고 있다.

프라다의 펫 컬렉션. 나일론 레인코트. [사진 프라다 홈페이지]

프라다의 펫 컬렉션. 나일론 레인코트. [사진 프라다 홈페이지]

고급 브랜드에서 애견 의류와 액세서리를 내는 이유는 물론 수익성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식품 제외 반려동물 제품 세계 시장은 2020년에서 2025년 사이에 100억 달러(약 12조 9300억원) 이상 성장해 368억9000만 달러(약 47조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의 연구에 따르면 식품 포함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은 2025년까지 2700억 달러(약 350조 8600억원)로 성장할 것이며 이중 럭셔리 부문은 270억 달러(약 35조 568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왼쪽은 구지의 펫 배드, 오른쪽은 베르사체의 펫 베드. [사진 각 사]

왼쪽은 구지의 펫 배드, 오른쪽은 베르사체의 펫 베드. [사진 각 사]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약 15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0%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원 수준에서 3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펜디도 첫 펫 컬렉션을 냈다. [사진 펜디 홈페이지]

지난해 4월 펜디도 첫 펫 컬렉션을 냈다. [사진 펜디 홈페이지]

특히 1인 가구와 황혼 가구, 자녀가 없는 딩크족 사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마치 자식처럼 돌보는 이른바 ‘골든 펫’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 기조로 귀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성향인 ‘골든 키즈’ 현상이 반려동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패션 전문 매체 WWD는 “전문 애견 브랜드와 달리 고급 패션 하우스의 반려동물 제품은 의류와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의 강아지나 고양이의 개성이나 스타일을 반영하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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