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도심 휩쓸려온 자라·물고기…'K-직장인'은 맨발 출근

30일 정자역 인근 탄천 산책로에서 발견된 자라(왼쪽). 서울 잠수교에서 숭어가 물을 거슬러 오르는 모습. [온라인커뮤니티,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도로와 산책로 등이 침수된 가운데 도심 곳곳에서 물고기와 자라가 발견돼 이목을 모은다.

30일 오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물고기를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폭우에 불어난 물에 휩쓸린 물고기가 도로로 흘러들어왔고 물이 빠지자 그 자리에 남게 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은 정자역 인근의 탄천 산책로를 기어가는 자라 한 마리의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까 내가 다녀온 곳 같다. 공무원이랑 시민들이 못 빠져나간 작은 물고기들을 구하느라 바쁘셨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이날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경기 수원 세류역의 지하통로가 물에 잠겨 출근길 시민들이 바지를 걷고 맨발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30일 오전 호우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수원시 권선구 1호선 전철 세류역 지하통로가 침수돼 출근길 시민들이 신발을 벗은 채로 걸어가고 있다. [트위터 캡처]

글 작성자 A씨는 해당 사진을 올리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1호선 세류역 지하통로가 물에 잠겼다. 성인 기준 발목까지 물이 찬다”면서 “이 와중에 출근은 해야 하니 양말 벗고 맨발로 이동한다. 역시 K-직장인”이라고 했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 달 1일까지 경기도에 30∼80㎜, 많은 곳은 12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2단계(경계)로 격상해 가동 중이며, 시군 공무원 5600여 명도 비상근무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지속 감시하고 인명피해 우려 지역 등 재해취약지역의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