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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스페인 국보배우 반데라스+크루즈 케미는?

중앙일보

입력

스페인 출신 할리우드 스타 안토니오 반데라스(왼쪽)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지난 14일 트리베카 페스티벌에서 '크레이지 컴페티션' 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출신 할리우드 스타 안토니오 반데라스(왼쪽)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지난 14일 트리베카 페스티벌에서 '크레이지 컴페티션' 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할리우드를 주름 잡는 스페인 국보급 배우들이 중년이 되어 한 화면에서 만났다.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크레이지 컴페티션’(영문 ‘오피셜 컴페티션’) 주연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48)와 안토니오 반데라스(61) 이야기다. 이들은 2013년 스페인의 코미디 영화 ‘아임 소 익사이티드’에 잠깐 카메오로 출연한 것 외에는 연기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 2019년 개봉한 ‘페인 앤 글로리’에도 출연했지만, 함께 나온 장면은 없었다.

두 배우에겐 출신 국가 이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도 할리우드에서 성공을 일궜다는 것. 이들의 성공 레시피는 뭐였을까.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공동 화상 인터뷰로 이들을 만났다.

크루즈와 반데라스는 인기 못지않은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연기력도 인정받은 연기파 배우다. 크루즈는 2001년 ‘바닐라 스카이’에서 톰 크루즈와 주연으로 발탁돼 할리우드 스타가 됐다. 부족한 영어 실력과 각종 스캔들로 곤혹을 치렀지만, 2004년 이탈리아 영화 ‘빨간 구두’로 유럽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후 2006년 ‘귀향’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2007년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로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등 수많은 수상 기록을 세웠다.

“괴짜 캐릭터, 실존 인물들 참고”

'크레이지 컴페티션' 속 페넬로페 크루즈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AP=연합뉴스

'크레이지 컴페티션' 속 페넬로페 크루즈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AP=연합뉴스

이 작품에서 크루즈는 천재 괴짜 감독 ‘롤라’ 역으로, 반데라스는 할리우드 스타 ‘펠릭스 리베로’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억만장자가 최고의 영화를 만들겠다며 가장 잘 나가는 감독 롤라를 찾고, 롤라는 “두 배우의 차이와 긴장감이 위대한 영화 제작에 필요하다”며 달라도 너무 다른 톱스타 ‘펠릭스’와 ‘이반’을 동시 섭외해 영화를 제작하면서 겪는 갈등과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크루즈는 빨간 뽀글이 사자 머리로 변신해 괴짜 감독 캐릭터를 풀어냈다. 이 과정에서 실존 인물들을 참고했다고 한다. 그는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몇몇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참고한 사람들이 모두 영화인은 아니었고, 모두가 여성도 아니었다”라고 했다. 그는 “그들이 엉뚱한 말을 하는 비디오 인터뷰를 모니터링하면서 메모했다”며 “그들을 기반으로 프랑켄슈타인 캐릭터와 영화에 담을 이상한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반데라스는 ‘롤라’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예술계, 특히 영화계는 사기꾼이 많은 세계”라고 했다. 그는 “유명한 연기 아카데미에서 배우들을 가르치는 기술은 수십년 간 테스트를 통해 형성된 것”이라며 “(영화계엔) 아주 기괴한 일들을 시키면서 자신을 따라야 진짜 연기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사기꾼이 많이 있고, 그걸 (돈 주고) 사는 순진한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어 장벽 뚫은 연기력  

지난 2월 스페인에서 '크레이지 컴페티션' 시사회에 참석한 안토니오 반데라스(왼쪽)와 페넬로페 크루즈. AFP=연합뉴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크레이지 컴페티션' 시사회에 참석한 안토니오 반데라스(왼쪽)와 페넬로페 크루즈. AFP=연합뉴스

스페인 국립연극단 최연소 단원이었던 반데라스는 1982년 영화 ‘정열의 미로’로 데뷔해 90년대 할리우드에서 청춘 스타로 전성기를 누렸다. 1993년 ‘필라델피아’에서 톰 행크스와 동성애 연인을 연기했고,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어쌔신’, ‘스파이 키드’ 등 출연작만 수십 편에 달한다. 액션과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다. ‘슈렉’에선 ‘장화신은 고양이’로 목소리 출연을 했다. 2019년 크루즈도 출연한 ‘페인 앤 글로리’를 통해 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수십년 간 왕성하게 활동해온 그도 50대 후반에야 정점을 찍은 셈이다.

이들에게 상이란 어떤 의미일까. 크루즈는 “열심히 해서 받은 상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선 ‘롤라’가 배우들과 갈등 끝에 트로피를 깨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반데라스는 “트로피는 배우가 인정받았다는 물질적 상징”이라면서 “트로피는 잃어버릴 수 있어도 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영화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상을 보관하는 특별한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크루즈가 “그냥 집에 둔다.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을 받았을 땐 며칠 동안 해변에 가져갔었다”고 하자, 반데라스는 “트로피도 태닝했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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