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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수술’ 착수…한전·LH 등 재무위험기관 14곳 선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요 공공기관이 줄줄이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됐다. 연속된 손실로 부채가 쌓여 자본이 마이너스에 이르거나 재무상황이 투자가 어려울 정도로 악화한 공공기관이 14곳에 달했다. 정부는 재무위험기관에 대한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발전·자원기업들 ‘위험’

30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개최하고 재무위험기관 14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드러내며 대수술을 예고한 정부가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공기관 평가를 엄격히 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온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고, 같은 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재무위험기관 선정은 공공기관 수술 전 환부를 보기 위한 일종의 개복이다. 재무지표와 성과에 따라 이른바 ‘부실 기관’을 선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공운위는 한전과 발전5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발전), 한국토지주택공사·지역난방공사 등 9곳을 ‘사업수익성 악화 기관’으로 선정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에너지발전 비용이 늘면서 한전은 지난해에만 5조9000억원 적자였다. LH는 대규모 부채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 우려가 문제 됐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석유·가스·석탄공사와 코레일 등 5개 공공기관은 ‘재무구조 전반 취약기관’으로 지정됐다. 적자가 오랜 기간 누적되면서 부채비율이 200%가 넘을 정도로 쌓인 기관들이다. 특히 석유·석탄공사 등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에까지 이르렀다.

재산 매각·경영 효율 관리

정부는 한전 등 사업수익성 악화 기관에 대해서는 부채가 늘어나는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 수익성을 높이고 지출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한다. 가스공사 등 재무구조 전반 취약기관은 부채 감축을 위한 사업구조조정까지 나선다. 불필요한 자산이나 적자를 유발하는 사업은 민간에 매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3월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지난 3월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구체적인 이행을 위해 다음 달 말까지 기관별로 5개년 재정건전화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공공기관 고유 기능과 무관한 자산이나 복리후생을 위한 자산 등을 매각하는 내용(비핵심자산 매각), 수익성이 낮거나 손실이 누적된 사업은 구조조정을 하는 내용(투자·사업 정비), 인력을 재배치하고 중복되는 조직은 재정비하는 내용(경영 효율화)을 재정건전화계획에 담는다. 이행실적은 반기별로 점검한다.

인력조정 등 추가 개혁 온다

정부는 공공기관 청사와 보유자산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기관 규모에 비해 청사가 과도한 수준은 아닌지, 토지·건물 등 자산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파악해 공공기관 혁신 방안을 내놓기 위해서다. 이르면 다음 달 중 재무위험기관 외에도 전반적인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공공기관 임원 급여 조정이 대표적인 혁신 방안으로 꼽힌다. 또 연차가 쌓이면 자동으로 보수가 올라가는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조정한다. 지난해 공공기관 정규직 수가 41만6191명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보다 10만8501명(35.3%) 늘어나면서 인력 비대화 문제도 생긴 만큼 자발적 인력구조조정 기관엔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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