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옮기고 미성년 성착취…'I Believe I Can Fly' 그 가수 최후

중앙일보

입력 2022.06.30 06:37

업데이트 2022.06.30 09:10

알 켈리가 법정에 선 모습. AP=연합뉴스

알 켈리가 법정에 선 모습. AP=연합뉴스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로 유명한 미국의 R&B 스타 알 켈리(55)가 미성년자들을 조직적으로 성 착취한 혐의 등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많은 히트곡과 다수의 플래티넘 앨범(100만장 이상 판매된 음반)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켈리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인물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29일(현지시간)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이 미성년자 성매매와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켈리에 대해 징역 30년과 10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앤 도널리 연방판사는 재판에서 "당신이 무기로 사용한 것은 성(性)이지만, 이번 재판은 단지 성에 관한 사건이 아니라 폭력·학대, (정신적) 지배에 관한 사건"이라며 "당신은 피해자들에게 사랑은 노예와 폭력이라고 가르쳤다"고 크게 꾸짖었다.

29일(현지시간) 앤 도널리 연방판사가 알 켈리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앤 도널리 연방판사가 알 켈리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로이터=연합뉴스

알 켈리에게 중형이 선고되자 알 켈리의 지지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고 있다. EPA=연합뉴스

알 켈리에게 중형이 선고되자 알 켈리의 지지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재판에는 다수의 피해자가 나와 직접 증언하며 눈물과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법정에 선 한 피해자는 켈리에게 "당신은 내 영혼을 박살 내는 일을 시켰다. 당신이 날 너무 비참하게 느끼게 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죽고 싶었다"며 "당신도 기억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켈리는 재판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그는 이미 90년대부터 어린 소녀들을 성적 착취한다는 소문에 휩싸인 바 있다. 97년에는 한 여성으로부터 미성년자 성폭력과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했다. 2008년에는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기소됐지만,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기도 했다.

법망을 잘 피해 가는 듯했던 켈리의 혐의는 2010년대 후반 '미투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며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될 정도였다. 결국 브루클린 연방검찰은 "(켈리가) 자신의 명성과 돈·인기를 이용해 아이들과 젊은 여성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조직적으로 희생시켰다"며 그를 기소하기에 이른다.

다수의 여성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켈리로부터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행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소했다. 이들은 비밀 서약서에 강제로 서명했으며, 켈리가 정한 규칙을 어기면 폭행을 비롯한 벌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조사결과 켈리는 자신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피해 여성들에게 헤르페스를 옮겼으며, 자신이 정한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한 피해 여성의 얼굴에 배설물을 바르게 한 뒤 동영상까지 찍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한 켈리는 94년 당시 15세에 불과했던 R&B 신예 알리야를 임신시킨 뒤, 알리야의 나이를 18세로 조작한 운전면허증을 마련해 운동복 차림으로 사기 결혼한 혐의도 받았다. 알리야는 22살이던 2001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다.

이날 재판에서 켈리의 변호인들은 켈리의 암울한 과거를 묘사하며 형량 줄이기에 나섰다. 그가 어린 시절 오랫동안 지속된 아동 성 학대를 받아왔고, 가난·폭력 탓에 트라우마가 있다며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9년부터 보석 없이 구속 수감 중인 켈리는 오는 8월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와 사법방해 혐의에 관한 재판에도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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