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스웨덴의 축구 영웅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가 소속팀 AC밀란(이탈리아)과 6개월 재계약을 결정했다. ‘멋있는 마무리’를 위해 주급 대폭 삭감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다.
이탈리아 축구 전문 매체 풋볼이탈리아는 29일 “1981년생으로 올해 41세인 이브라히모비치가 지난 시즌까지로 종료된 AC밀란과의 계약을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1m95㎝의 큰 키와 태권도를 수련하며 얻은 유연함, 수준급 골 결정력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스트라이커다. 스웨덴 명문 클럽 말뫼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아약스(네덜란드), 유벤투스, 인테르 밀란(이상 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AC밀란(이탈리아),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유럽 빅 클럽을 두루 거쳤다. 2018년 미국프로축구(MLS) 소속 LA갤럭시로 건너가며 선수 이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듯 보였지만, 2020년 AC밀란으로 유턴하며 ‘축구의 중심지’ 유럽 무대에 복귀했다.
지난 2019년 스웨덴 클럽 함마르뷔를 인수한 뒤 공동 구단주 자격으로 축구 행정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경기력은 여전히 수준급이다. 여러 차례 부상을 당해 출전 경기 수가 많진 않지만, 지난 시즌 23경기에서 8골(6도움)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골 감각을 보여줬다.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AC밀란의 세리에A(이탈리아 1부리그) 정상 탈환 과정을 함께 했다.
AC밀란과 6개월 재계약에 합의했지만, 당장 그라운드에 서긴 어렵다. 지난 시즌 종료 직후 그간 미뤄왔던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아 6개월 이상 재활에 매달려야 한다. 그래서 6개월 계약 연장 재개 시점은 이브라히모비치가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다음 시즌 후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연장은 선수 자신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그의 가치를 인정한 AC밀란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그래서 이브라히모비치는 주급을 확 낮춰 구단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 시즌 14만 유로(1억9000만원) 수준이던 주급을 10만 유로(1억3600만원)로 줄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좋은 모습으로 축구를 그만두고 싶다. 그라운드를 떠날 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의 미우라 가즈요시(55)도 축구 선수로 황혼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현역으로 뛰는 경우다. 1967년생인 미우라의 동기 중 상당수는 이미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미우라는 지난 시즌까지 16년간 몸담은 J2(일본 2부리그) 요코하마 FC를 떠나 지난 1월 세미프로인 일본풋볼리그(JFL) 소속 4부리그팀 스즈카 포인트게터스에 입단했다.
스즈카는 미우라의 친형 미우라 야스토시가 단장 겸 감독을 맡고 있는 팀이다. 미우라 단장은 55세 동생을 현역 선수로 영입한 뒤 “이기기 위해 카즈(미우라 가즈요시의 별명)를 불렀다”면서 “단순히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 우리 팀이 승리하는 순간에 그가 그라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축구 관계자들은 “미우라는 일본 축구의 상징적 존재다. 기량과 상관없이 선수단에는 정신적 구심점으로, 구단에는 마케팅 가치가 뛰어난 스타로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스즈카는 지난 1월 미우라를 영입하면서 그의 등 번호 11번에 맞추기 위해 1월11일 오전 11시11분에 입단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