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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한달 만에 건진 차량…유나양·부모 시신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이 탔던 아우디 차량이 29일 전남 완도 송곡항 앞바다에서 인양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9분쯤 송곡항 인근 폐쇄회로TV(CCTV)에 아우디 차량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아우디 차량 내부에서는 조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앞좌석에서는 조양 아버지로 추정되는 1명이, 뒷좌석에서는 모녀로 추정되는 2명이 타고 있었다. 경찰은 “인양을 완료한 차량 내부에서 오후 1시20분쯤 시신 3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과 광주 남부경찰서는 승용차에서 발견된 시신 3구의 지문 대조 결과 조양과 부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양은 미아방지 사전 지문이 등록돼 있어 확인이 가능했다.

실종된 조유나양 가족이 탑승했던 승용차가 29일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선착장에서 80m 떨어진 인근 해상에서 인양 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실종된 조유나양 가족이 탑승했던 승용차가 29일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선착장에서 80m 떨어진 인근 해상에서 인양 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날 경찰은 아우디 차량을 인양하기 위해 송곡항 방파제에서 약 80m 떨어진 해상 가두리양식장 끝부분으로 크레인이 설치된 25t급 카고 차량을 실은 바지선(55t급)을 투입했다. 이날 오전 10시15분 바지선을 인양 지점으로 옮긴 경찰은 2시간 5분이 지난 낮 12시20분쯤 인양 작업을 마무리했다.

조양 가족이 탄 아우디 차량이 인양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송곡마을 주민 정문식(75)씨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바다에 추락한 사고도 아니고, 마을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마음이 착찹하다. 애가 무슨 잘못인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인양 전날인 28일 오후 5시12분쯤 송곡항 앞바다에서 아우디 차량을 발견했다. 수심 10m 아래서 발견된 아우디 차량은 뒤집힌 상태로 앞부분이 펄에 덮여 있었다. 이후 조양 가족이 탄 아우디 차량과 번호판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이날 인양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경찰은 CCTV를 통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9분쯤 조양 가족이 탄 아우디 승용차가 송곡항 버스정류장 부근을 지나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차량이 접어든 길목은 곧장 송곡항 방파제로 이어지는 곳이다. 조양 아버지(36)의 휴대전화 신호가 같은 달 31일 오전 4시쯤 마지막으로 잡힌 곳도 이 부근이다.

경찰은 조양의 부모가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구매한 정황을 확인하고 실제 폭락에 따른 투자 손실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조양 부모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내역이 있었다. ‘루나 코인’을 검색한 시기는 일가족이 실종된 지난달 30일까지였다고 한다. 조양 부모가 ‘수면제’ ‘방파제 추락 충격’ ‘완도 물때’ 등 극단적 선택과 관련된 단어를 검색한 이력도 확보했다.

조양의 주변인 사이에선 일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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