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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테크와 AI·바이오 “미래먹거리로 찍었다”…취임 4주년 구광모 LG호

중앙일보

입력

지난 28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G그룹]

지난 28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사업(클린테크)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사업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29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구광모호(號) 체제의 LG그룹은 그동안 스마트폰·태양광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배터리·자동차 전장(전기장치) 등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환경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
이날 LG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구 회장 주재로 열고 있는 계열사 경영진 전략보고회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 전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린테크는 오염 원인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폐기물에서 에너지나 원료 등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위해 LG는 앞으로 5년 동안 클린테크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 저감 기술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래 세대를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구 회장은 서울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아 클린테크 개발 현황과 전략을 점검했다. 니트와 면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구 대표는 현장에 바이오 원료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직원들과 기술 관련 대화를 주고받았다. 구 회장은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말했다. 고객경험은 구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경영 가치 중 하나다.

운동화 신고 연구소 찾아 ‘바이오’ 질문
이어 “훌륭한 기술 인재들이 많이 모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고민해달라”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기술 경쟁력을 위해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 교수(LG AI연구원 최고과학자) 등 외부 인재를 70여 명을 직접 영입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구본무 LG 회장 타계 후 2018년 6월 29일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첫 사장단협의회에서 “앞으로 지주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기회와 위협 요인을 내다보고, 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인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매달 계열사 현장을 찾아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되는지 가감 없이 말씀해달라”고 주문한다고 알려졌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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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중장기적 미래 방향성은 지주사가 정하지만 세부 사업 전략과 수행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담당해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라며 “지난 4년간 (구 회장은) 자신을 회장이 아닌 지주사 대표로 불러달라면서 포트폴리오 재편에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LG는 구 회장 취임 후 2019년 연료전지(LG전자)·조명용 OLED(LG디스플레이)·전자결제(LG유플러스), 2020년 편광판(LG화학), 2021년 스마트폰(LG전자)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OLED와 배터리·전장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최근에는 클린테크뿐 아니라 AI·바이오를 기존 전자·통신·화학에 이어 그룹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으로 점찍어 각각 5년 동안 3조6000억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호조를 보이고 있다. LG 주요 계열사의 매출은 2019년 138조원에서 지난해 177조원으로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에서 15조8000억원으로 244% 늘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구 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다. 구 회장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는 전략보고회에서 각 계열사 경영진과 중장기 사업 전략, 위기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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