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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호’ 코로나 백신 탄생…식약처, SK바이오 백신 최종 허가 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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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개발부터 원료 생산, 완제품 제조까지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는 첫 번째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지막 허가 관문인 최종점검위원회를 통과했다. 백신 개발을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산 코로나19 백신 탄생…개발 착수 2년 4개월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오전 10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SK바이오사이언스사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를 최종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이 깔렸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B형 간염·자궁경부암 백신과 같은 방식이며 코로나19 백신 중에는 노바백스의 백신과 같은 방식이다.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허가됐다. 용법‧용량은 항원바이알과 동봉된 면역증강제(AS03)를 혼합한 0.5mL를 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하는 방식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이 2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19 백신 최종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오유경 식약처장이 2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19 백신 최종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12월 말 1·2상 승인을 받았고, 3상은 지난해 8월 시작했다. 식약처는 올해 4월 29일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했고,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허가전담심사팀이 비임상·임상·품질 등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집중 심사했다.

비임상시험 심사는 동물에서 백신의 효과를 보는 효력시험, 약물의 약리 및 분포시험, 약물로 인한 독성을 확인하는 독성시험에 대해 평가했다. 임상시험 심사는 한국에서 수행된 임상시험 1건(1·2상)과 6개국(한국·필리핀·우크라이나·태국·베트남·뉴질랜드)에서 수행된 다국가 임상시험(3상) 1건 등 총 2건의 자료를 검토했다. 품질 심사는 제조방법, 기준 및 시험방법 등의 자료 심사를 진행했다. 동시에 국내 제조소 현장조사를 통해 품질을 일관되게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관리체계 등을 갖추었는지 평가했다.

지난 21일 검증자문단과 지난 27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중앙약심) 자문 결과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효과성·안전성은 품목 허가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모였다. 중앙약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4주 간격으로 2회 투여했을 때, 접종 14일 이후의 효과성을 보니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스제브리아주' 대비 중화항체가는 2.93배 형성됐고 혈청전환율도 10.76%p 높게 나타났다. 안전성 역시 임상 시험에서 이상 사례가 발생했지만,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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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치료제와 백신 모두 보유…전 세계 3번째"

이번 허가로 우리나라는 '백신 주권'을 갖게 됐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지난해 2월 허가된 렉키로나주)와 함께 백신을 모두 보유한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개발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우리 나라가 세 번째다. 그간 허가한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이번 백신은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데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임상 시험, 생산 관리, 최종 허가까지 전 과정을 식약처에서 국제적인 심사 기준에 따라 평가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의 SK바이오사이언스 실험실에서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의 SK바이오사이언스 실험실에서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한 접종에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기초 접종에 한해서만 허가가 난 상황이라 1·2차 접종률이 85% 이상인 우리나라에서의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추가접종(부스터 샷)에 대한 임상시험은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추가접종 계획은 보건당국과 협의해 임상적 효과성 ·안전성 그리고 추가접종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지도 국산 백신의 활용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처장은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우한주 백신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오미크론에 대한 확실한 임상시험은 아직 더 기다려 봐야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세 번째 접종했을 때, 두 번째 맞았을 때 최초 유행 바이러스에 나타났었던 예방 효과와 유사한 정도의 항체가를 나타냈다"며 "3번 접종을 하게 되면 오미크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백신 공급 조직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전 세계 차원의 백신 공급도 준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허가 백신은 냉장보관(2∼8℃)이 가능해 초저온 유통 장비를 갖추지 못한 국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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