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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가 1억? 이게 웬일?…수퍼프리랜서, 넌 누구냐 [팩플]

중앙일보

입력 2022.06.29 06:00

업데이트 2022.07.08 14:57

팩플레터 248호, 2022.6.28

Today's Topic
열정만큼 페이받는 '연봉 1억' 수퍼프리랜서 시대

팩플레터 248호

팩플레터 248호

요즘 TV나 라디오에서 스타트업 광고 접한 적 있으시죠? 마침내(!) 스타트업들이 만든 서비스가 SNS를 넘어, 대중매체에도 광고를 할만큼 존재감이 커졌다는 의미 아닐까 싶어요. 그중엔 일자리 관련 플랫폼 광고들도 꽤 있는데요. 이직 제안(리멤버), 인사관리(플렉스), 전문가 매칭(숨고) 등등 당장 떠오르는 서비스만 해도 세 개 이상입니다.

아시다시피,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DX)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영역이 바로 노동 시장입니다. 기업에서 인적자원 관리 업무를 뜻하던 HR(Human Resources)도 이제 Human Relations로 접근하는 기업과 서비스가 늘고 있습니다. 기업이 우수한 인적 자원을 얼마나 보유하느냐 못지 않게, 그런 인재들과 얼마나 잘 연결돼 있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의미입니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어느 기업에 속했느냐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감(일자리)과 얼마나 잘 연결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고요. 배달 라이더 등 일부 긱워커들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사무직의 다양한 직무도 이런 연결 플랫폼의 레이더망에 흡수되고 있습니다.

오늘 팩플레터에선 이렇게 달라진 일자리 트렌드의 한 구간을 소개해드립니다. 일명 '수퍼프리랜서'로 불리는, 고소득 프리랜서들을 위한 플랫폼 시장을 이승호 기자권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의 미래를 탐색하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목차
1. 평생 직장 대신 평생 직업  

2. 수퍼프리랜서 시대, 플랫폼이 키운다

3. HR 플랫폼, 비장의 무기는

4. 그래도 고민은 있다

5. 제도는 문제 없나

1. 평생 직장 대신 평생 직업

‘1인 1직장’이 성실한 직장인의 표본이던 일자리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다 프리랜서로 전환하거나, 남는 시간에 부업을 하는 ‘N잡러’도 늘고 있는 중. ‘평생 직업’이 확실하다면 고용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는 쿨한~ 시대, 정말 온걸까.

● 누구든 N잡러가 될 수 있다 : 주 4일, 주 40시간 근무 등으로 일과 외 시간이 늘면서 N잡러는 증가 추세. 지난해 기준 부업 뛰는 이는 56만6000명(통계청 고용동향), 역대 최고치다.

● 새로운 일 말고, 내가 잘하는 일 : 요즘 늘고 있다는 N잡러, 퇴근 후 배달이나 대리운전 같은 ‘생계형 부업’만 있는 건 아니다. ‘남는 시간에 내가 잘하는 걸 좀 더해서 수입 늘리겠다’는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비즈니스 마켓 플랫폼 크몽에 따르면, 부업을 위해 크몽에 본인 경력을 등록한‘네카라쿠배당토’ 7개사 직원은 300명 이상. IT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하고자 하는 니즈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업으로 본업만큼 잘 벌게 되는 그 날, 어쩌면 상사 갑질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날이 될수도.

● 수퍼프리랜서의 등장 : 지난해 12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수퍼프리랜서’를 이렇게 정의했다.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고, 업계의 명성으로 일감을 찾는 이들'. ‘열악한 처우에 놓인 프리랜서(프레카리아트)에 상대 적인 개념’이라고도 설명했다.

● “기업은 변하는거야” :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수퍼프리랜서를 찾는 기업들도 슬슬 늘어나는 추세다. 고급 개발 같은 '핵심 업무'도 아웃소싱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따로 채용하고 조직을 구성하지 않아도 원하는 프로젝트를 빠르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 고숙련 전문가들의 프리랜서화가 빠르게 일어난 배경. 이른바 ‘수퍼프리랜서’의 탄생.

🕵수퍼프리랜서, 정체가 뭐냐
●이들의 특징, 한 마디로 ‘실무형 전문가’. 실무 기반의 포트폴리오가 탄탄하고, 쌓아온 스킬을 바탕으로 뭘 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내세울 수 있다. 과거의 전문직이 ‘자격증’으로 가치를 인정 받았다면, 이들은 실제 수행했던 업무와 기술로 자신을 입증한다. 본투비(born to be) 프리랜서 보다는 대부분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프리랜서로 전환한 케이스.

●수퍼프리랜서들의 시초는 IT 분야의 개발자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장 중. 기업-전문가 매칭 플랫폼인 탤런트뱅크는 수퍼프리랜서에 대해 “신사업 개발·경영 전략·마케팅·시장 개척 등 전문성을 갖춘 모든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몽도 “세무·법무·노무 및 비즈니스 컨설팅 분야에서도 수퍼프리랜서 증가 추이가 뚜렷하다”고 설명.

●소득은 어느 정도일까. 크몽의 김태헌 부대표는 “수퍼프리랜서를 연간 1억원(월 900만원) 이상의 소득을 내는 이들로 보고 있다”며 “이들 숫자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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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퍼프리랜서 시대, 플랫폼이 키운다

그럼 일자리는 어디서 찾나. “괜찮은 프로젝트 하나 있는데, 너 한번 해볼래?” 과거엔 이렇게 알음알음 이뤄지던 일자리-프리랜서 매칭을, 요즘은 플랫폼이 흡수했다. 국내에서는 원티드긱스(원티드랩)·위시켓·탤런트뱅크·크몽등이 대표적인 수퍼프리랜서들의 HR 플랫폼.

● 프리랜서, 더 이상 ‘을’ 아니다 : 플랫폼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일감이 들어오니, ‘프리랜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는다. 밥줄 끊길까 싶은 불안이 일부 해소된 것. 인정받는 수퍼프리랜서들은 프로젝트를 골라 잡는 것도 흔하다. 이동훈 원티드긱스 팀장은 “수퍼프리랜서 인력 풀은 1년 내내 100% 가동 중이라고 보면 된다. 80% 이상은 항상 일감이 있고, 나머지 20%는 본인 의사에 따라 일을 쉬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 소득 불안? 오히려 늘기도 : 내가 프리랜서가 되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터무니없이 높게 불러 매칭이 안되거나 반대로 너무 낮게 불러 손해를 보는 경우도 다수. HR 플랫폼은 프리랜서의 업무와 경력에 맞는 적정 소득을 알려준다. 원티드긱스는 ‘프리랜서 견적계산기’를 제공 중. 원티드긱스 측은 “수퍼프리랜서는 일반적으로 동일 연차와 동일 스킬 가진 직장인에 비해 연봉을 20%쯤 더 받는걸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크몽의 프리랜서 프로젝트 마켓 모습. 사진 크몽 홈페이지 캡쳐

크몽의 프리랜서 프로젝트 마켓 모습. 사진 크몽 홈페이지 캡쳐

3. HR 플랫폼, 비장의 무기는

기업의 프로젝트 의뢰가 고도화되고, 수퍼프리랜서가 세분화 될수록 이들을 매칭하는 기술도 똑똑해져야 한다. HR 플랫폼이 “수퍼프리랜서 매칭은 사람보다 우리 AI가 잘 한다”고 자부하는 이유를 꼽아보니.

● 일 궁합 맞춰주는, AI 매칭 : 플랫폼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무기는 ‘AI 매칭’ 시스템. 프리랜서들이 제공한 정보와 기업이 제시한 프로젝트를 대조해 가장 핏이 잘 맞는 궁합을 찾아준다. 이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교하고 빠른 추천 가능. 이동훈 원티드긱스 팀장은 “매칭 의뢰가 들어와 실제 계약될 때까지 보름 정도 걸린다”며 “이 기간을 줄이는 게 점점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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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은 안 떼이나요?”: 프리랜서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건, 일을 하고 돈 떼이는 상황. 이를 막기 위해 일부 플랫폼은 프리랜서에 직접 정산을 하고 있다. 원티드긱스는 “클라이언트가 지급을 늦게 하더라도, 우리가 약속된 기간에 프리랜서에게 직접 정산해준다”며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더라도 일한 만큼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선수는 선수가 알아보지 : AI 매칭의 한계는 전문가가 보완한다. 탤런트뱅크에서는 30여년간 대기업에서 근무한 임원 출신의 비즈니스 디렉터(BD)가 2차 검증을 맡고 있다. 허정욱 탤런트뱅크 BD그룹장은 ”BD는 단순히 프로젝트와 맞춤형 전문가를 매칭하는 것을 넘어 기획·운영·성과 등 프로젝트 전 과정을 담당하고 조율하며 일의 완성도까지 책임진다”고 말했다.

● 중개하면 끝? 육성도 한다 : 아이돌 연습생·축구 유소년 시스템처럼 유망주를 수퍼프리랜서로 키우려는 시도도 나온다. 김소연 위시켓 매니저는 “패스트캠퍼스와 같은 성인교육 플랫폼과 협업해 신입 개발자가 경력직 만큼의 업무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 이라며 “이들이 위시켓 플랫폼에서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크몽은 프리랜서들끼리 ‘비법 전수’하는 장도 마련한다

🌏글로벌은 어때
●글로벌 1위 프리랜서 플랫폼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업워크(Upwork)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고학력자들의 프리랜서 시장 진입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 기술직(컴퓨터 프로그래밍·작문·디자인·IT·마케팅·비즈니스 컨설팅 등) 프리랜서의 비중은 2019년 45%에서 2020년 50%, 2021년 53%로 지속 확대 추세. 학력 수준별 프리랜서의 비중도 석사 직군이 51%로 가장 높다.

● 미국 내 전문직군 프리랜서는 5900만명 수준(2020년)으로 미국 경제 활동 인구의 36%로 추산. 업워크는 “미래 모든 회사에 프리랜서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이 외에 파이버(Fiverr), 구루(Guru) 등의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4. 그래도 고민은 있다

모두가 웃는 ‘윈윈 시장’인 듯 보이는데,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잘나가는 수퍼프리랜서도, 일감 주는 기업도, 이들을 연결하는 HR플랫폼도 각자 고민이 많다.

① 플랫폼

● 플랫폼도 무한 경쟁 : 수퍼프리랜서의 숫자는 한정돼 있는데, 플랫폼은 자꾸 생겨난다. 프리랜서들은 보통 5개 이상의 플랫폼에 프로필을 등록해 일감을 찾곤 한다. 결국 일 잘하는 수퍼프리랜서를 독점으로 확보하는 게 플랫폼 경쟁력의 관건. 이동훈 원티드긱스 팀장은 “등록된 사람들 중에 수퍼프리랜서를 가려내고, 그들이 우리 플랫폼에서만 일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 고용 기업

● 어려운 실력 검증 : ‘고품질 즉시 전력감’인 수퍼프리랜서에게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이다. 학력이나 출신 직장보다 그동안 진행해온 일(프로젝트)의 포트폴리오가 더 중시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 또한 ‘경력 부풀리기’로 윤색되는 경우가 많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HR 플랫폼에서 프로젝트 완료후 평점 등 여러 형태로 수퍼프리랜서의 실력 검증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누적 데이터가 많지 않아 빈틈이 있다”며 “우리로선 아직은 실패 리스크를 안고 수퍼프리랜서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③ 프리랜서

● 월급과 다른 대금 : 기업이의뢰비 입금을 미루거나, 계약 당시 의뢰한 내용과 다른 일을 실제 업무에서 추가로 시키는 경우 이를 막을 장치가 아직 부족한 건 사실이다. 직접 정산해주는 플랫폼은 소수고, 대부분은 아직 에스크로(안전결제)를 이용 중이기 때문. 에스크로는 기업이 지급한 대금을 보관하다가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프리랜서에 의뢰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역시 완벽하진 않다. 한 HR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에스크로 시스템에서도 프로젝트 완료 여부를 결정하고 대금지급을 승인하는 건 기업”이라며 “일을 끝냈어도 기업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지급 승인을 미루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도태되면 어쩌지 : 수퍼프리랜서가 살아남기 위해선 끊임없는 경력 개발을 통해 성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이종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수퍼프리랜서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고용 불안정이나 불합리한 처우가 아닌 기술 노후화”라며 “프리랜서가 기술 노후화를 극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5. 제도는 문제 없나

고용 시장의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지만 제도는 늘 늦다. 수퍼프리랜서 업계도 마찬가지. 관련 시장이 커질수록 불거질 문제들을 따져보니.

● 제2의 유튜버 과세논란? : 수퍼프리랜서는 기존의 생계형 부업이 많은 긱이코노미 노동자들에 비해 소득 수준이 높은 편이다. 일각에선 지난 2019년 벌어진 ‘유튜버 과세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유튜버들이 매우 높은 수입을 거두고도 과세코드는 기타 자영업으로 분류돼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튜버 과세 논란은 글로벌 기업 구글이 해외에서 수익을 주기 때문에 소득 파악에 어려운 점도 작용했다”며 “웹 기반 노동활동을 하는 수퍼프리랜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고용관계가 늘 것이므로 이들에 대한 통일적인 과세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여전한 노동 사각지대 : 고수입의 수퍼프리랜서도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도 하다. 근로기준법상 정식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배달 등 특수고용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이 가능해졌지만 수퍼프리랜서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박지순 교수는 “이른바 플랫폼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크라우드워커(crowdworker·개인사업자)로 활동하는 수퍼프리랜서를 보호할 최소한의 노동 규칙이 정비돼야 한다”며 “법 제정 이전에 업종이나 직역별로 자율 규칙을 만들어 시행해 시장 내 보편적 관행을 형성하는 것도 효율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팩플 서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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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1. ‘수퍼프리랜서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보고서 👉자세히 보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입니다. 수퍼프리랜서의 개념과 등장 배경, 시장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담고 있습니다.

2. ‘긱이코노미 시대, 당신의 플랫폼은 준비됐습니까?’ 보고서👉자세히 보기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와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공동으로 작성한 긱이코노미 관련 보고서입니다. 긱이코노미 시장의 현황과 제도적 보완점을 짚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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