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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통일방안 설계·월드컵 유치…한국 사회발전 이끈 ‘현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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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특별상] 이홍구 전 국무총리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 삶을 실천한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세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김명자 (사)서울국제포럼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욱준 과학기술한림원장,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은미 서울대 교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았다. 인류 문명의 변혁기, 미래를 개척할 젊은 세대를 격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학자이자 정치인·행정가·외교관 등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홍구 전 국무총리

서울 충정로 서울국제포럼 사무실에는 이사장인 이홍구(88) 전 국무총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이 30장가량 걸려 있다. 이 전 총리와 사진을 찍은 인물이 쟁쟁하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빌 클린턴·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공산당 서기장…. 김일성 주석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무산되긴 했지만, 1994년 당시 김용순 조선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남북정상회담 합의서를 교환하는 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특별상 수상자인 이 전 총리가 신망받는 학자이자 정치인·행정가, 외교관, 사회단체 지도자로서 활동한 기록이다.

부드러운 외모와 해박한 지식, 친근한 성품으로 ‘영국 신사’란 별칭을 가진 이 전 총리는 화합과 통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전 총리의 미수(米壽) 기념 문집 『정치사상과 사회발전』에서 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는 그를 ‘현인(賢人)이면서 외유내강의 정치지도자’라고 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이 전 총리는 6공화국 출범 당시 국토통일원 장관에 임명되면서 정·관계에 발을 들였다. 이 전 총리는 노태우 정부의 통일방안인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설계했다. 이 전 총리는 “당시 야당 지도자인 김영삼·김대중 대통령과도 협의를 거쳐 만든 통일방안”이라고 했다. 이 통일방안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하면서 보완·발전시킨 것이다.

이 전 총리는 2002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비롯한 사회단체 지도자로서 세계적 행사들을 유치하는 데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등 최근의 국가적 어려움에 대해 그는 “우리 민족은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늘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이번에도 잘 넘기겠지만, 특히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구(1934년생)

▶예일대 정치학 박사(1968)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1969~1988) ▶2002년 월드컵유치위원회 위원장·명예위원장(1994~1996) ▶통일부총리(1994.4~1994.12) ▶국무총리(1994~1995) ▶신한국당 대표(1996~1997) ▶주미 대사(1998~2000) ▶서울국제포럼 이사장(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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