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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10억분의 1m 신세계 열었다…‘투명망토’ 원천기술 보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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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과학기술 부문] 노준석 포항공대 교수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 삶을 실천한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세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김명자 (사)서울국제포럼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욱준 과학기술한림원장,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은미 서울대 교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았다. 인류 문명의 변혁기, 미래를 개척할 젊은 세대를 격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학자이자 정치인·행정가·외교관 등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준석 포항공대 교수

노준석 포항공대 교수

노준석(41) 포항공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미래 기술을 열어가는 젊은 공학자다. ‘투명망토’로 대표되는 첨단 메타물질의 나노공정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세계 최초로 100나노미터(㎚)급 3D 프린팅 기술을 달성해 3차원 나노구조 제작의 돌파적인 공정기술을 구현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실었다. 나노 사이즈의 금 입자 합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원천기술 개발 및 응용은 2018년 4월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의 세계다. ‘초(超)재료’로도 불리는 자연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메타구조의 나노 물질을 마음대로 가공하고 생산할 수 있게 되면 기존 공학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게 된다. 나노물질의 크기와 모양ㆍ배열을 달리해 물질의 표면에 닿는 빛의 굴절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메타물질로 렌즈를 만들면 일곱 장의 렌즈를 하나로 줄여 볼록하게 튀어나온 스마트폰 카메라 부분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일반 안경에 스마트 글라스와 같은 기능과 장치를 모두 집어넣을 수도 있다. 메타물질을 바르면 스텔스 전투기도 차원이 달라진다. 기존 스텔스기가 레이더망을 교란하는 정도라면, 메타물질 도포 스텔스기는 레이더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무인자율자동차 지붕에 달린 라이다 센서는 손톱만 한 크기로 줄어들 수 있다.

그의 연구는 대학 실험실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간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애플·구글 등 국내외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메타물질과 나노광학의 산업화와 대중화를 이끌어오고 있다. 최근 주요 대학들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혁신기술 기반 창업 붐에도 예외가 아니다.

노 교수는 “투명망토의 경우 아직은 지름이 1㎝ 정도에 불과하고, 넘어서야 할 기술장벽이 있지만 머잖아 극복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5년 뒤께 메타물질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서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준석(1981년생)

▶서울대 기계공학과, 미국 UC버클리 기계·나노공학 박사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아르곤국립연구소 연구책임자 ▶포항공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2014~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젊은과학자상(2019), 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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