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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영호남·남북 화합 꿈꾸며 시민이 일군 글로벌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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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회 부문] 통영국제음악제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 삶을 실천한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세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김명자 (사)서울국제포럼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욱준 과학기술한림원장,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은미 서울대 교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았다. 인류 문명의 변혁기, 미래를 개척할 젊은 세대를 격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학자이자 정치인·행정가·외교관 등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경상남도 통영은 서울에서 379㎞ 떨어진 최남단의 땅이다. 인구 12만 명의 이 작은 어업 도시에서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가 시작됐다. 높은 수준의 음악, 공연, 문화를 품겠다는 취지였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대표는 “전문가 집단, 인프라 그 무엇도 없었다. 분위기는 냉소적이고 비관적이었다”고 회고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냉소와 비관은 없다. 통영은 2015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에 한국 최초로 선정됐다. 또한 통영에서 열리는 음악대회는 국제 콩쿠르로 전 세계에서 참가자가 모인다. 아시아·태평양의 공연예술센터 연합회(2014년), 세계 현대음악제(2014~2016년) 같은 대표적 국제단체의 총회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올해 20주년을 맞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있다. 음악제의 평균 객석 점유율은 90% 수준이고, 관객의 70%는 통영 바깥에서 찾아오고 있다.

음악제의 성공에는 두 인물이 있다. 2002년 설립된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고(故) 윤이상 작곡가다. 박성용 회장은 부산과 목포의 중간인 통영에서 영호남의 통합을 꿈꾸며 음악제를 출범시키고, 지휘자 주빈 메타와 빈소년합창단 같은 음악가들을 섭외했다. 자본을 모으고 지방정부를 설득한 일도 그의 몫이었다. 윤이상 작곡가는 통영 태생으로 한국 음악과 세계 음악계의 중심을 연결한 최초의 인물이다. 1967년 동백림 간첩사건으로 한국 사회의 민감한 존재가 된 그를 1회 음악제부터 앞세운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20년을 왔다. 윤이상의 음악적 성과, 남북 화합 세계관에 초점을 맞춰 긍정적 측면을 살린 덕이다.

독일의 알게마이네차이퉁은 2016년 통영을 ‘아시아의 잘츠부르크’라고 했다. 하지만 멀고 작은 도시 통영은 이제 유럽의 어떤 도시에 비유할 필요가 없는 독특한 땅이다. 통영 내부의 열기도 뜨겁다. 이들은 시민 서포터스 ‘황금파도’를 만들고 돈을 거둬 1회부터 음악제를 도왔고, 지금은 모여서 음악을 공부하고 공연장을 채운다.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재단 창립 및 제1회 통영국제음악제(2002) ▶제1회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2003) ▶통영국제음악당 개관(2014)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네트워크(UCCN) 선정(2015) ▶윤이상 묘소 베를린에서 통영으로 이장(2018) ▶진은숙 예술감독 취임(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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