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마드리드, 한국-나토 전략 만나는 곳"…친서방 노선 굳힌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28 19:12

업데이트 2022.06.28 23:00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50분(이하 현지시간) 앤서니 노먼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의 한ㆍ호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면담,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내외가 개최하는 나토 정상회의 갈라 만찬 참석 일정을 소화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7일 오후(현지시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7일 오후(현지시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인ㆍ태) 전략과 글로벌 안보 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 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회원국들이 인ㆍ태 주요국인 한국을 장래의 핵심 전략 파트너로 삼고자 초청했고, 우리는 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드리드에 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고립하고, 중국의 ‘구조적 도전’에 대한 대응 전략이 담길 것으로 보이는 ‘나토 2030’을 채택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의 수호에 적극 앞장설 것을 천명하러 여기에 온 것”이라며 “자유는 오직 힘에 의해서만 지켜진다는 평소 윤 대통령의 철학에 따라 가치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끼리 힘을 모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인ㆍ태 전략과 유럽의 협력 파트너국들이 어떤 협력을 모색할 것인지 이번에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나토는 올 하반기에 새로운 ‘한-나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복합 안보위기 상황에서 군사안보 협력을 넘어 한국과 나토가 어떤 전략적 안보 협력 관계를 맺을지를 명문화할 것”이라며 “브뤼셀에 주 나토 대표부를 개설하기로 합의한 만큼 정보 공유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 미 물품 지원에 대해 확약할 예정이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이번 외교 행보에는 나토를 비롯한 친서방 중심의 외교 노선을 명확히 하는 성격이 묻어난다. 현재 미ㆍ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한ㆍ미ㆍ일 대(對) 북ㆍ중ㆍ러의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균형자’를 자처하기보단, 자유ㆍ민주ㆍ인권 등 가치 연대에 기반한 외교 노선을 명징하게 하려는 의도가 윤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에 담겨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28일(현지시간)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일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28일(현지시간)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일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 대통령이 마드리드에서 갖는 첫 양자 회담인 한ㆍ호주 정상회담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ㆍ태평양 파트너국’의 일원으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된 호주는 한국전쟁 때 미국 다음으로 파병을 결정하는 등 한국의 오랜 우방이다.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중국이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가운데, 호주는 '코로나 19 기원 조사 주장 → 고기ㆍ와인 등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 미국·영국과 안보협력체 결성 →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 지원 강화' 등을 거치며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국의 인·태 정책을 수립 중인 양국이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를 지양하면서 어떻게 중국을 포함한 역내 주요국과 이익에 기반한 미래 지향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밀인보 계열의 글로벌 타임스가 “(한국의 나토회의 참석이) 한반도 긴장을 조성한다”고 보도하는 등의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해협을 논의하러 마드리드에 온 게 아니라,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을 논의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세력이 결과적으로 전쟁을 만들고,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토와 EU(유럽연합)이 경각심을 갖게 됐고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유도 그 여파”라며 “한국이 이 포럼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닥칠 비판과 의구심이 훨씬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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