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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나양 가족 車 바닷속 발견…그날밤 11시 마지막 모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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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체험학습을 간다고 했다가 전남 완도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조유나(10)양 가족이 탔던 아우디 차량이 완도의 한 선착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아우디 차량이 마지막 향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토대로 수색을 벌여왔다. 조양 가족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찍힌 선착장은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기지국 부근이다.

수색 7일 만에 아우디 차량 발견돼 곧 인양  

28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2분쯤 전남 완도 신지면 송곡항 방파제에서 80m가량 떨어진 가두리양식장 부근 수중에서 아우디 차량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수심 10m 위치에서 뒤집힌 상태로, 전면부가 펄에 덮인채 발견됐다”며 “조양 가족이 타던 아우디 차량과 번호판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트렁크에서 여행가방을 확인했지만 바닷속이 어둡고, 선팅이 짙어 차 안에 사람이 있는지는 차량을 인양해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경과 협조해 29일 오전 10시쯤 차량을 인양할 계획이다.

밤 11시 넘어 아우디 향한 송곡항, 父 휴대전화 꺼진 곳  

중앙일보가 확보한 송곡항선착장 일대 CCTV 영상을 보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9분쯤 조양 가족이 탄 아우디 차량이 이곳 버스정류장 부근에 설치된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차량이 접어든 길목은 곧장 송곡항 방파제로 이어지는 곳이다. 조양 아버지(36)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곳도 이 부근이다. 경찰과 해경은 그간 차가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안 일대를 중점 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양 가족이 묵었던 펜션에서 송곡항선착장까지 민간·공용 CCTV가 설치돼있긴 하지만, 기간이 오래돼 대부분 영상이 삭제된 상태여서 행적을 쫓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인근 어민들에 따르면 송곡항 일대 바다는 조수 간만에 따른 조류가 시속 4㎞정도로 빠르지 않고, 주변에 전복·우럭 등 양식장이 조성될 정도로 비교적 잔잔한 지형이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탄 차가 방파제로 향하는 모습을 CCTV 영상을 통해 확인한 후 수색 인력을 집중해 이날 오후 3시20분쯤 아우디 차량의 그릴을 찾은 데 이어 2시간 만에 차량 본체를 발견했다.

28일 오후 3시20분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인근 방파제 앞바다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이 타고 다닌 아우디 승용차 그릴(라디에이터 덮개) 일부로 추정되는 부품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과 해경 관계자 등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친 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8일 오후 3시20분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인근 방파제 앞바다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이 타고 다닌 아우디 승용차 그릴(라디에이터 덮개) 일부로 추정되는 부품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과 해경 관계자 등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친 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주도 간다” 하고 완도행… 여전히 의문 남아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조양의 부모는 조양과 함께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가겠다며 신청서를 냈다. 기간은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신청서에는 구체적인 일정 없이 '제주도 가족 여행’이라고만 기입된 것으로 확인했다. 학교장 재량에 따라 허가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조양 가족은 체험학습 시작일부터 5일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24일 제주도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입실했다. 이들은 4일간 이 펜션에 묵은 뒤 하루 건너 29일 다시 입실했으며, 이튿날인 30일 오후 11시쯤 펜션을 빠져나갔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조양은 어머니의 등에 업힌 채였다. 이들 가족이 펜션을 나온 지 2시간 뒤인 31일 오전 1시를 전후해 20분 간격으로 조양과 조양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각각 꺼졌다. 3시간 뒤인 오전 4시쯤엔 펜션에서 차로 6분 거리인 송곡항 인근에서 아버지 조씨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경찰 과학수사요원과 해경 해상수색요원 등이 28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최근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 과학수사요원과 해경 해상수색요원 등이 28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최근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광주에 살았으며, 아버지인 조씨는 지난해 6월 운영하던 컴퓨터 판매점을 정리했다. 조양 어머니 또한 비슷한 시기 직장을 그만둔 뒤 이들 부부는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행적을 쫓는 과정에서 거주지를 확인한 경찰은 조양 가족이 월세를 내지 못했다는 주변 진술을 확보했으며, 실제 카드대금 독촉장 등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부채 규모 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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