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철우 "자택 짓고 관사 나갈것"…홍준표 측은 "호화관사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철우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압도적인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지지자들이 건넨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이철우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압도적인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지지자들이 건넨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경북지사 “관사 폐지…새 주택 지어 나가겠다”

민선 8기 출범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속속 ‘관사 폐지’ 결정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철우 경북지사가 “새로 자택을 신축한 후 관사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28일 “새 정부 방침과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 도지사 관사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 내 단독주택 용지에 개인 주택을 지은 후 현재의 관사에서 나오는 방식이다.

이 지사는 2018년 취임 이후부터 경북도청 신청사 대외통상교류관의 게스트하우스(면적 174.6㎡) 일부를 관사로 사용해 왔다. 그동안 관사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등 관리비는 자비로 부담했다고 한다. 기존 도지사 관사로 사용해온 아파트는 임대계약을 해지하고 임대보증금 4억 원을 회수해 경북도 재정으로 편입시켰다. 이 지사 측은 “현재 쓰고 있는 관사를 나와 안동 도청 신도시에 신축할 사택으로 들어가는 시점은 이르면 1년. 늦어도 최대 2년 이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청사 전경. 김정석기자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청사 전경. 김정석기자

‘꼼수’ 지적에…이 지사 “건축기간 최대한 단축”
반면 시민단체는 “관사 폐지 입장은 환영할 만하지만 주택을 새로 지어 나간다는 방식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우선 전세 주택에 입주하지 않고 굳이 개인 주택을 신축해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아쉽다”며 “이런 방식은 오히려 도민들의 정서에 더욱 반하는 ‘꼼수’처럼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은 처장은 또 “국민적으로 관사를 없애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만큼 임기 시작과 함께 깔끔하게 관사를 폐지하고 자택에 기거하며 도정을 이끄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집을 구해 관사를 나가려고 백방으로 알아봤는데 마땅한 집을 찾지 못했다. 이에 신도시 내 200만 평(660만여㎡)이 비어 있어서 주택 건설 붐 조성 차원에서 직접 단독주택을 짓기로 했다”며 “안동 도청 신도시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주택 건설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당선인 “호화 관사 아닌 ‘숙소’”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민선 8기에도 기존 관사를 그대로 사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7일 시정 혁신 8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인수위 측은 다만 현재 16개인 관사를 대구시장 관사를 비롯한 10개만 남기고, 숙소 관리비는 사용자가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7일 오전 대구 동대구벤처밸리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7일 오전 대구 동대구벤처밸리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상길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은 관사 사용에 대한 부정적 기류에 대해 “홍 당선인이 현재 대구 시정을 책임지기 위해서 활용하는 숙소(관사)는 어떤 측면에서는 예전과 같은 그런 호화 관사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업무 추진의 효율성을 좀 더 보완한다는 취지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관사 정리 개념은 시민 친화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정리하자는 취지”라며 “숙소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사 정리와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시대착오적 유물”이라며 관사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홍 당선인은 당선 인사 때도 ‘시정부터 혁신하고 대구의 담대한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등을 예고해 대구 시정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며 “관사 운영 또한 시정혁신의 대상이지만 구시대 유물인 관사는 그대로 유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사는 ‘시대착오적 구시대 유물’”

최근 중앙정부는 관사 폐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사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지난 4월 행정안전부도 관사 폐지 권고안을 각 자치단체에 보냈다. 현재까지 관사에 입주하겠다고 밝힌 광역단체장은 홍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 등 4명이다.

이에 반해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과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 등은 기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이날 “자택 신축 후 관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자체장들의 관사 폐지가 이어지는 추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