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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멘토' 존리, 차명투자 의혹에 메리츠 대표직 사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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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정수경PD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정수경PD

차명 투자 의혹이 불거진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기를 9개월여 남기고 사표를 제출했다.

28일 메리츠 지주 측에 따르면 존 리 대표는 최근 메리츠금융지주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재 출근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표 수리 여부는 이달 말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존 리 대표는 최근 차명 투자 의혹이 제기되면서 심적 부담을 크게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메리츠운용 대상 현장검사를 하면서 P2P(개인 간 금융) 플랫폼 관련 사모펀드 운용 내역과 투자 경위를 면밀히 살펴봤다.

메리츠운용 P2P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에는 존 리 대표의 배우자가 주요 주주로 있는 P2P 업체 상품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존 리 대표가 배우자 명의를 빌려 해당 업체 지분에 투자했는지를 포함해 P2P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메리츠운용은 P2P 투자 4개 사모펀드를 존 리 대표의 배우자가 지분 일부를 소유한 P사 상품에 투자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해당 펀드 투자자와 메리츠운용에 손실은 없으며, 금감원 조사에서 차명 투자 의혹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존 리 대표는 2014년 취임 이후 작년 초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8년째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었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였다.

그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과 공개 강연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장기 주식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가치투자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증시에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이끄는 개인 투자자들의 멘토로 이름을 알렸다.

존리 대표가 사표를 내더라도 금감원의 불법 투자 혐의에 대한 조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익명을 요구한 금감원 관계자는 “(존리 대표의 사표와 상관없이) 검사 절차는 그대로 진행한다”며 “불법으로 판명되면 금융사 임직원은 퇴직자라도 재취업 금지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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