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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中 견제' 수위 놓고…미·영 "더 세야" 프·독 "신중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7일(현지시간) 근로자들이 나토 정상회의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7일(현지시간) 근로자들이 나토 정상회의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전략 개념'을 채택할 계획이다. 나토가 12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전략 개념은 처음으로 중국을 우려 대상으로 명시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초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중국의 위협을 규정하는 수위를 놓고 동맹 간 이견을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transformative)"이라면서 "새로운 안보 현실을 위한 새로운 전략 개념을 포함한 많은 중요한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전통적 임무인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대처는 새로운 전략 개념에도 가장 중요하게 언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우리 안보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 "나토의 억제와 방어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새로운 전략 개념은 전략적 경쟁 시대에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면서 "(전략 개념은) 처음으로 중국, 그리고 베이징이 우리 안보와 이익, 가치에 대해 제기하는 도전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승인될 새로운 전략 개념은 러시아가 제기하는 위협을 다루고 처음으로 중국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취재진 문답에서 나토의 전략 개념은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해 전례 없는 방식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럽 당국자는 "나토의 작전 지역은 오로지 북회귀선 북쪽에 있다"면서 "동쪽이나 서쪽이냐 하는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관련 문구 수위를 놓고 나토 회원국 간 이견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과 영국은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한 강력한 표현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독일과 프랑스는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문구를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표현이 들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군사적 야망과 대만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자국의 중국에 대한 산업 투자를 고려해 보다 신중한 언급을 선호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나토 소식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중국이 '구조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명시하면서도 '공동의 관심 분야에서 협력할 의향' 같은 언어적 균형을 포함해 최종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적 도전은 지난해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언급된 표현이다. 당시 나토는 중국의 야심과 자기주장을 하는 행동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구조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나토의 최신 전략 개념에 중국을 포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일본, 호주, 뉴질랜드, 한국을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방어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국에서 우리의 눈을 떼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이번 회동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나토의 전략 개념은 동맹이 직면한 안보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토가 수행할 정치적, 군사적 과제 개요를 설명한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 10년마다 새로운 전략 개념이 승인됐다.

마지막이었던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전략 개념은 중국이 언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러시아는 "파트너"로 언급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지난 10년 새 글로벌 외교·안보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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